전북도청 떠난 도지사 부인, 민간단체 명예직은 '유지'

이해충돌 우려로 행안부 지방자치인재개발원 파견
여성단체협의회, 적십자사, 새마을백일홍회 명예직 맡아
사적 활동에 공무원 동원 우려에 점차 폐지 추세

이원택 전북도지사와 이 지사의 배우자인 이은주 전 전북도 과장(왼쪽부터). 최명국 기자

이원택 전북도지사 배우자인 이은주 전 전북도 자치제도과장(4급)이 이해충돌 우려를 이유로 최근 행정안전부 지방자치인재개발원에 파견된 가운데, 도지사 부인이 관행적으로 맡아온 민간단체 명예직은 그대로 이어받기로 했다.

30일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 27일 지방자치인개발원에 이 전 과장에 대한 '공무원 겸직허가 재심사 결과'를 통보했다. 이번 재심사는 이 전 과장의 행안부 파견(보직변경)에 따른 재심사다. 전북도는 이 전 과장이 전북도 재직 당시의 겸직 허가 사항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 전 과장은 이 지사 취임과 함께 전북특별자치도여성단체협의회 명예회장, 대한적십자사 전북지사 여성봉사특별자문위원회 명예위원장, 전북특별자치도새마을백일홍회 명예이사장을 맡고 있다. 임기는 민선 9기와 같은 오는 2030년 6월 30일까지다. 모두 비상근직으로, 보수는 없다.

민간단체 명예직은 도지사 부인이 관행적으로 맡아왔다.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에 의존하는 단체 특성상 지자체장 배우자는 놓칠 수 없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단체장 배우자의 사적 활동에 공무원을 동원하거나 전담 비서를 배치하는 행위 등이 우려되는 데다 구시대 산물로 여겨져 점차 폐지되는 추세다.

이에 대해 이창엽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정치인의 배우자로 살 것인지, 독립된 직업인으로 살 것인지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며 "공무원 신분의 직업인으로 남겠다면 업무에 충실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모든 민간단체 명예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전 과장은 행안부 파견 요청이 받아들여지면서 지난 16일부터 전북 완주군에 있는 지방자치인재개발원으로 출근했다. "최고 인사권자와 배우자가 같은 조직에서 일하는 것 자체가 공정성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이 지사 취임을 전후로 줄기차게 제기됐기 때문이다.

현행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은 단체장의 배우자가 같은 기관에 근무한다는 이유만으로는 이해충돌로 보지 않는다. 다만 인사·감사 담당자가 배우자의 승진이나 평가·징계 등을 담당하는 경우엔 사적 이해관계를 신고하고 직무를 회피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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