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로 섞는 바이오연료 11년 담합 혐의…입찰 규모 9조원대

황진환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바이오연료 제조·판매업체 7곳이 11년 넘게 낙찰 예정자와 공급 물량을 미리 짜 맞춘 혐의에 대한 심의에 착수했다. 조사 담당 심사관은 담합 영향 입찰 규모를 약 9조 7천억 원으로 보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법인 및 전·현직 임직원 고발을 의견으로 제시했다.

낙찰 예정자 정하고 물량 배분…"들러리 입찰"

공정위는 바이오연료 담합 사건 심사보고서를 지난 29일 위원회에 제출한 데 이어 30일 DS단석, 애경케미칼, SK에코프라임, SK케미칼, 이맥솔루션, JC케미칼, KG에코솔루션 등 7개 업체에 송부했다고 밝혔다.

심사관은 이들 업체가 2013년 12월부터 2025년 2월까지 11년 3개월 동안 바이오디젤과 바이오중유 입찰에서 낙찰 예정자를 미리 정한 뒤 공급 물량을 배분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판단했다.

입찰에서는 낙찰 예정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이 이른바 '들러리'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담합이 이뤄졌다는 것이 심사관의 판단이다.

담합 영향 입찰 규모는 바이오디젤 7조 7600억 원, 바이오중유 1조 9500억 원 등 모두 9조 7천여억 원으로 추산됐다.

바이오디젤 시장 점유율 80%…발전용 연료 입찰도 담합 혐의

바이오디젤은 경유에 의무적으로 혼합하는 친환경 대체연료로, 올해 기준 혼합 비율은 4%다. 정유사들은 매년 입찰을 통해 바이오디젤을 구매한다.

바이오중유는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를 지닌 일부 발전사가 사용하는 발전용 연료다. 담합 혐의 대상이 된 입찰은 한국남부발전과 한국중부발전이 발주한 사업이다.

혐의를 받는 7개 업체는 바이오디젤 입찰시장의 약 80%를 차지했다. 바이오중유 시장에서는 담합 혐의가 적용된 기간 상당수 해에 점유율 100%를 기록했지만, 후반부에는 신규 사업자가 진입하면서 점유율이 낮아졌다.

공정위 오행록 카르텔조사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담합이 시중 경윳값에 미친 영향을 취재진이 묻자 "아주 작지만 영향을 안 미쳤다고 하기는 어렵다"며 "바이오중유 역시 일부 발전사의 연료인 만큼 에너지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심사관 "과징금·고발 필요"…업체들 8주 내 의견 제출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심사관은 이들 업체의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입찰담합과 물량담합에 해당한다고 보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법인 및 전·현직 임직원 고발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과징금 부과 한도는 관련 매출액의 20%다. 공정위는 들러리 업체의 입찰 실적까지 관련 매출액 산정에 반영되는 만큼 실제 과징금 산정 기준은 담합 영향 입찰 규모인 9조 7천여억 원보다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종 과징금 규모와 감경 여부는 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

7개 업체는 심사보고서를 받은 날부터 8주 안에 서면 의견을 제출하고 증거자료 열람·복사를 신청할 수 있다. 공정위는 방어권 보장 절차를 마친 뒤 전원회의를 열어 법 위반 여부와 제재 수준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심사보고서는 조사 담당자의 위법 판단과 조치 의견을 담은 문서로, 공정위의 최종 판단을 구속하지는 않는다.

한편 검찰도 공정위 조사와 별개로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서울서부지검은 지난 1월 바이오디젤 생산업체들의 가격 담합 의혹과 관련해 SK에코프라임과 애경케미칼 등 업체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정유사 대상 바이오디젤 판매 과정에서 담합이 있었는지와 부당이득 규모 등을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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