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도서관 붕괴 전, 용접 불합격 판정에도 전수검사 없었다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사고 현장. 연합뉴스

4명이 숨진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사고 발생 전, 용접 검사에서 불합격 판정이 나왔는데도 같은 묶음의 나머지 용접 부위는 검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 부위만 보수한 뒤 재검사해 합격 처리했고, 이 결과는 감리 책임자의 최종 승인까지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는 30일 이 같은 내용의 사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조위에 따르면 공사 방법과 검사 기준을 정한 시방서는 주요 구조물의 용접 부위를 일정한 묶음으로 나눠 일부만 표본 검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표본 검사에서 불합격률이 허용 기준을 넘으면 같은 묶음 전체를 검사해야 하지만, 사고 현장에서는 이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

현장에서는 불합격 판정을 받은 부위만 보수하고 다시 검사를 한 뒤 합격 처리했다. 같은 묶음의 다른 용접 부위는 검사하지 않았고, 검사 결과는 감리 책임자에게 제출돼 재검사를 거쳐 최종 승인까지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조위는 또 일부 용접 부위에 철근 등 이물질을 넣은 사실도 확인했다. 철근을 넣으면 용접량을 줄여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실제 이물질을 넣은 이유와 지시·보고 체계는 수사기관의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조위는 철골을 삼각형 형태로 연결한 구조물의 주요 접합부가 제대로 용접되지 않아 구조물이 하중을 견디는 성능이 크게 떨어졌다고 판단했다. 이후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과정에서 일부 접합부가 먼저 파손됐고, 붕괴가 연쇄적으로 확산하면서 구조물 전체가 무너진 것으로 분석했다.

용접사의 작업 능력을 검증하는 자격 시험도 부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철골 구조물 상부는 작업자가 위를 바라보며 용접해야 하는 고난도 작업 구간이지만, 실제 작업 자세를 반영한 시험은 실시되지 않았다. 주요 구조물의 상세 시공도면 작성과 검토, 품질관리 기술인 배치 역시 미흡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는 지난해 12월 11일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건립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철골 구조물이 붕괴하면서 발생했다. 작업자 4명이 잔해에 매몰돼 숨졌다.

국토부는 조사 결과와 특별점검에서 확인된 법 위반 사항을 경찰과 고용노동부,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철골 구조물을 임시로 지지하는 가설벤트 설치 공사를 무등록 업체에 재하도급한 혐의도 포함됐다.

행정처분도 추진된다. 시공사는 중대한 부실시공이 인정되면 최대 8개월, 감리업체는 고의 또는 과실로 중대재해를 일으킨 것으로 판단될 경우 최대 12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 불법 재하도급에는 최대 4개월의 영업정지가 가능하다. 실제 처분 수위는 관계기관 조사와 심의를 거쳐 정해진다.

사조위는 재발 방지를 위해 시공계획서와 안전관리계획서에 용접 방법과 검사 절차를 구체적으로 명시하도록 권고했다. 고난도 용접 작업에는 품질관리자와 감리자가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도록 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남은 구조물의 철거 여부와 재시공 방안은 정밀안전진단과 별도 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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