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0일 2분기 호실적을 발표했지만, 코스피와 코스닥은 이틀간 대폭락으로 짙어진 개인투자자의 불안을 잠재우지 못한 채 하락 마감했다. 정부와 업계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투자 상품 추가 규제를 발표하며, 시장이 눈치보기 장세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호실적에 '6천피' 탈환 노리다 고꾸라져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69.68포인트(1.23%) 내린 5593.56에 정규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는 장중 한때 삼성전자 주가가 6% 가까이 오르며 5976.2까지 진입해 6천선 탈환을 노렸지만, 이내 고꾸라지기를 반복했다. 이날 정규장 내내 코스피 지수는 빨간색과 파란색을 오가며 오락가락한 변동성을 보였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오전 실적 발표 뒤 22만 6천 원까지 올랐지만, 결국 장 후반으로 갈수록 빠지면서 전날보다도 0.72% 하락한 20만 7천 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89조 4924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813.8%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171조 4995억 원(130%↑), 순이익 71조 6245억 원(1299.9%↑)이다.
연이틀 대폭락한 SK하이닉스 주가는 132만 2천 원으로 5.64% 더 내렸다. SK하이닉스도 전날 호실적을 발표했지만, 시장의 기대엔 미치지 못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한 수급 변동성이 아직 진정되지 않은 상황으로 추정되며, 국내 증시는 재차 약세로 전환해 상승폭을 반납했다"고 분석했다.
최근 약세를 보여온 반도체주가 반등의 재료로 꼽혔던 미국 빅테크 실적도 엇갈렸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매출은 18% 증가한 900억 달러로 시장 예상 877억 달러를 상회하고 순이익도 358억 달러로 31% 늘었지만, 메타의 순이익은 158억 달러로 14% 줄고 시장 예상치 185억 달러도 하회했다.
코스닥은 코스피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코스닥은 전날보다 17.90포인트(2.70%) 내려 644.78에 마감했다. 한때는 천스닥을 꿈꾸던 코스닥 시총이 급속히 빠지는 모양새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9.3원 내린 1437.4원에 거래를 마쳤다.
불안한 개미 '패닉셀' 이어가, 외국인과 기관은 사들여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1조 4110억 원을 팔아치웠다. 연이틀 이어진 폭락으로 이른바 '패닉셀'에 나선 것이다. 반면, 외국인은 1조 3299억 원을 순매수했다. 기관도 666억 순매수로 정규장을 마쳤다.
연이틀 이어진 코스피, 코스닥 동반 사이드카 발동 사태에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수장은 전날 긴급히 시장상황점검회의(F4)를 열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추가 대책을 발표했다.
개인별 투자 한도를 20%로 묶는 총량관리를 실시하고, 거래비용 부담을 높이기로 했다. 아울러 홍콩식 규제를 국내 도입할 법적 근거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업계도 자율규제에 나섰다. 금융투자협회는 전날 주요 운용사를 소집해 리밸런싱(자산 재조정) 거래가 일시에 몰려 기초자산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과도하게 급등락하지 않도록 거래 시간을 분산하기로 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또 유동성공급자(LP) 거래량을 줄이고 괴리율을 면밀히 관리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이 앞서 발표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투자를 위한 기본예탁금 상향(1천만→3천만 원) 조치가 오는 31일 시행하는 것을 시작으로, 그간 예고한 규제들이 본격화한다.
이에 약 두 달간 요동쳤던 증시가 안정될지, 시장이 눈치보기 장세에 진입했단 분석이 나온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여전히 거래대금 상위에 레버리지 ETF가 위치한 가운데, 31일 예정된 예탁금 상향 조치가 레버리지 변동성을 진정시킬 수 있을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