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자치도와 남원시가 8년 동안 추진해 온 국립의학전문대학원(국립의전원) 설립이 중대 기로에 섰다. 보건복지부가 서울 유치를 요구한 가운데, 일각에서 제기된 남원의 부지 확보 우려는 기우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지역 정치권의 결집과 대정부 설득력이 유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3일 전북자치도와 남원시 설명을 종합하면 현재 남원시는 국립의전원 설립에 필요한 전체 면적 6만 4792㎡ 가운데 55.1%를 확보했다. 남은 사유지 중 2만 204㎡가 한 문중 소유 토지로 알려지면서 매입 지연 우려가 제기됐다. 종중 토지는 특성상 종중총회 결의를 통해 매각 동의를 과반수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 등 절차가 매우 까다롭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원시는 부지 확보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종중 대표로부터 법적효력이 없으나 매매 동의서를 받았고, 긴밀한 협조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원활한 매입을 예상하고 있다. 만약 문종 토지를 둔 민사 소송 등 예기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더라도 남원의료원 인근의 부지를 대체지로 활용할 수 있어, 토지 문제가 전체 사업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설명이다.
앞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7월 16일 이재명 대통령 업무보고 과정에서 국립의전원 입지를 언급했다. 정 장관은 이전 예정인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옆에 국립의전원이 들어서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국립의전원이 수련 병원 옆에 위치해야 효율성이 높다는 이유다. 서울 입지는 토지 매입 비용이 들지 않고 정주 여건, 교육 환경이 이미 갖춰져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전북도와 남원시는 '지역 균형 발전'을 명분으로 대응하고 있다. 문제는 정부가 내세운 '효율성' 논리를 극복할 정치력이다.
전북도는 정 장관 발언을 1~4학년 이론 교육은 남원에서, 실습은 서울에서 진행하는 '이원화' 조치로 낙관하며 안일한 태도를 보였다. 반면 양충모 남원시장은 전 학년 교육 과정을 남원에 유치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 행정력이 분산되는 모습이다. 1학년부터 4학년까지 전체 교육 과정을 남원 유치로 계획했던 기존 목표가 흔들리며 '반쪽행' 전락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전북도 기조실장은 정부의 서울 배치 조짐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냐는 질문에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라고 답하며 도정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국토 균형 발전이라는 명분 하나만 믿고 정부의 움직임에 눈을 감고 있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제 공은 지역 정치권으로 넘어갔다. 복지부의 수도권 쏠림 논리를 방어하고 국가 균형 발전이라는 당초 설립 취지를 관철하기 위해서는 지역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들의 강력한 정치적 결단과 대정부 압박이 시급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