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쿠션 세계 랭킹 600위 밖의 무명 선수가 전설의 예술구 장인을 꺾고 프로당구(PBA) 정상에 올랐다. 1997년생 응우옌쩐타인타오(베트남)의 무명 신화다.
T.응우옌은 3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27시즌 3차 투어 '친환경 건축자재 에스와이 PBA 챔피언십' 남자부 결승에서 세미 사이그너(튀르키예·웰컴저축은행)를 눌렀다. 세트 스코어 1-3으로 뒤진 가운데 풀 세트 끝에 4-3 짜릿한 역전 우승을 거뒀다.
PBA 데뷔 2번째 투어 만에 깜짝 정상에 올랐다. T.응우옌은 올 시즌 개막전인 우리금융캐피탈 챔피언십에는 비자 문제로 출전하지 못했고, 2차 투어인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에서는 1회전에서 탈락한 바 있다.
세계 3쿠션 전설을 꺾고 이룬 우승이라 더 값졌다. 사이그너는 세계캐롬연맹(UMB) 시절이던 지난 1994년 3쿠션 월드컵 첫 정상을 시작으로 7번 우승과 준우승을 거뒀고, 2003년에는 세계선수권까지 제패했다. 세계팀선수권에서 튀르키예의 3년 연속 우승을 이끈 사이그너는 특히 예술구 마스터로 이름을 떨쳤다.
사이그너는 PBA에 진출한 2023-24시즌 개막전부터 우승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2024-25시즌 왕중왕전인 SK렌터카 월드 챔피언십에서는 역대 최고령인 60세 6개월 7일로 환갑의 나이에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화려한 경력보다 29살 베트남 청년의 패기가 더 강했다. T.응우옌은 1-1로 맞선 가운데 3, 4세트를 내주며 벼랑에 몰렸다. 그러나 5, 6세트를 따내며 승부를 마지막 7세트로 몰고 갔다. 특히 6세트 뒤돌리기 대신 과감한 앞돌리기로 마무리하는 강심장을 과시했다.
운명의 7세트. T.응우옌은 첫 이닝부터 원 뱅크 넣어치기로 기세를 올렸다. 사이그너도 세워치기와 뒤돌리기, 앞돌리기로 역전했지만 T.응우옌은 묘기에 가까운 밀어서 뒤돌리기와 비껴치기 등으로 5점을 몰아치며 재역전에 성공했다. 이어진 접전에서 T.응우옌은 6이닝째 3뱅크샷으로 9-9 동점을 만들었고, 비껴치기와 뒤돌리기로 대역전승을 장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