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가 오형엽이 2000년대 이후 한국 시의 흐름을 여섯 가지 미학적 계열로 나눠 읽은 비평집 '징후와 형식'을 펴냈다.
민음사가 출간한 '징후와 형식'은 오형엽 평론가의 다섯 번째 비평집이다. 1996년 등단 이후 30년 가까이 이어온 비평 작업을 정리하면서, 2000년대 이후 등단한 한국 시인 24명의 작품을 분석해 현대시의 새로운 계보를 제안한다.
책은 개별 시인의 작품을 세밀하게 읽는 데서 출발한다. 저자는 정재학, 김중일, 신동옥, 양안다, 신해욱, 임승유, 안희연, 임솔아, 김경후, 이재훈, 신영배, 육호수, 진은영, 강성은, 송승언, 안미옥, 서영처, 기혁, 유계영, 안태운, 이기성, 유희경, 황인찬, 황유원 등 24명의 시 세계를 다룬다.
핵심은 기존의 '순수 서정시·리얼리즘 시·모더니즘 시'라는 익숙한 분류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다. 오 평론가는 징후, 미학, 표현 매개, 기법이라는 네 범주를 결합해 한국 현대시를 다시 읽는다. 이를 통해 심연, 몽유, 묵시, 숭고, 감응, 아우라, 일상성 같은 키워드가 각 시인의 작품 안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추적한다.
책은 모두 7부로 구성됐다. 1부에서 방법론을 제시하고, 2부부터 7부까지 24명의 시인을 여섯 계열로 나눠 분석한다. 작품 한 편의 이미지와 문장, 시선과 리듬을 따라가는 미시적 독해와 한국 현대시의 흐름을 새로 배열하는 거시적 작업을 함께 시도한 점이 특징이다.
오형엽은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이자 한국문학평론가협회 회장이다. 비평집 '신체와 문체', '주름과 기억', '환상과 실재', '알레고리와 숭고' 등을 냈고 젊은평론가상, 김달진문학상, 팔봉비평문학상 등을 받았다.
'징후와 형식'은 한 권의 시 해설서라기보다 2000년대 이후 한국 시가 어떤 감각과 형식으로 이동해 왔는지 묻는 비평 작업이다. 시 한 편의 내부에서 시작한 독해가 한국 현대시의 지도 다시 그리기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