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자 퍼스트' 부동산 세제 개편이 만들지 모를 '견고한 계층화'[경제적본능]

방송: CBS 라디오 FM 98.1(17:00~17:30), 유튜브 CBS 경제연구실 <경제적본능>
진행: 윤지나 기자
출연: 제네시스 박


이재명 정부가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부동산 시장 분석가인 제네시스박 박민수 더스마트컴퍼니 대표는 CBS 유튜브 '경제적본능'에 출연해 그 핵심을 이 같이 설명했다.

"거주하면 깎아주겠다. 근데 보유만 하면 많이 안 깎아줄 것이다. 주택 수보단 주택 가액 총합이 중요하다."

부동산 세제 개편, 핵심은 '거주'

이번 개편의 첫 번째 축은 공제 기준의 변화다. 기존에는 1주택자에게 공시가격 12억 원을 기본 공제해줬다. 이번에 14억 원으로 올랐다. 다만, '거주'의 조건이 붙었다. 거주하지 않으면 공제 금액은 9억 원으로 떨어진다.

시세 20억 원짜리, 공시가격은 약 14억 원에 달하는 집을 예로 들면, 거주에 따른 공제 14억 원을 감안하면 종부세 부담은 없다. 그러나 집값이 올라 공시가격이 14억을 넘기면 종부세 타깃에 들어간다. 여기에 공정시장가액비율이 현행 60%에서 내년부터 70%로 올라간다. 다주택자는 80%까지 간다. "안심하면 안 된다"는 박 대표의 경고가 여기서 나온다.

두 번째 축은 세율이다. 기존에는 1·2주택자에게 1.3%, 3주택 이상에게 2%의 세율이 적용됐다. 그런데 2028년부터 주택 수가 아니라 가액 기준으로 세율이 일원화한다. 단, 1.3%가 아니라 2%다. 사실상 중과세율로 통일되는 것이다. 과세표준(공시가격)이 12억 원을 넘는 구간부터 2%, 25억 원을 넘는 구간부터 3%, 50억 원을 넘기면 4%, 94억 원을 넘기면 5% 세율이 적용된다. 강남과 한강벨트가 각기 타깃이다.

강남 70억 원짜리 집 판 돈, 다음은 한강벨트다

개편안이 노린 건 초고가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다. 그런데 제네시스박은 매물이 생각보다 많이 안 나올 것으로 봤다. 이유가 있다.

취득가액 25억 원, 양도가액 75억 원짜리 초고가 주택을 10년간 보유하고 거주했던 소유자를 예로 들면, 이 집을 내년에 팔면 양도세가 3억 1천만 원이다. 그러나 2028년에 팔면 9억 원으로 3배가 뛴다. 장기 보유 특별공제 한도가 2028년부터 막히기 때문이다. 그러니 2027년 매물은 분명히 나온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2028년도에 집값이 더 오르면 세금 1억 원 더 내고 집값 차익 2억 원을 가져가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나올 거예요. 문재인 정부 때 학습 효과가 있거든요."

더 결정적인 건 이러한 고가 매물을 받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점이다. 역시 고소득층인, 이 시점 보유세 시뮬레이션을 돌려 보고 자신의 납부 능력을 따져 본 뒤에도 새로 진입을 결심한, '맷집' 센 사람들이다. 이들이 진입하지 않는다면 가격은 떨어질 테지만, 진입시 고가 매물은 단단히 잠길 거란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70억 원짜리 강남 집을 판 사람은 어디로 갈까. 비수도권은 안 간다. 인프라를 버릴 순 없다. '시간이 돈'인 사람들에게 필수 요소인 교통,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가 있는 한강벨트로 내려간다. 20억~30억 원대 한강벨트 아파트다. 위에서 내려오는 수요, 아래서 올라오는 수요가 동시에 한강벨트로 모이고 가격대는 견고해진다.

정부가 막으려 했던 게 오히려 강화된다

다주택자가 임대 두 채를 팔고 실거주 한 채만 남기면 임대주택 두 채가 시장에서 사라진다. 그 자리를 누가 채우나. 전세도 없고 월세도 없다. 박 대표는 등록임대사업자이기도 하다. 이미 시장에서 통보가 시작됐다.

"죄송하지만 팔아야 합니다."

'거주하라'는 정책은 똘똘한 한 채 쏠림을 더 강화하는 구조가 됐다. 과거 다주택자 취득세를 1%에서 12%로 올린 것이 한 채에 모든 걸 쏟아붓는 '원샷 원킬' 심리를 만들었던 것처럼, 이번 개편이 같은 방향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박 대표는 판단했다.

가장 나중에, 가장 세게 타격을 입는 건 돌고 돌아 결국 주택 임차인일 것이란 게 박 대표의 말이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 유형별 전략

제네시스박이 제시한 유형별 대응은 명확했다. 초고가 주택 소유자는 2027년이 시간적 분기점이다. 양도세 부담이 2028년부터 급격히 올라간다. 다만 집값 상승을 감안하면 버티는 게 나을 수도 있다.

다주택자는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 임대료를 올리거나 팔거나 두 가지 길밖에 없다. 팔면 이번에도 '똘똘한 한 채'다. 반면, 임대주택 공급은 그만큼 줄어든다.

20억 원 이하 실거주 1주택자라면 보유세가 370만 원 수준에서 크게 튀지 않는다. 지금 할 일은 하나다. 본업에 충실하고 지출을 통제하며 다음 기회를 기다린다. "팔고 나서 다시 못 사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봤어요. 갈아타기를 성급하게 하면 안 돼요."

무주택자에게는 내년 상반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 세금 부담을 못 버틴 매물이 나온다. 단, 국회 통과와 시행령 개정 사항까지 확인하고 움직이는 게 낫다.

이러한 부동산 세제 개편안의 취지는 다주택 투기 수요를 줄이고 실거주를 장려하는 것이다. 그러나 세금은 대개 의외의 결과를 만들어낸다. 강남 70대 노년층이 30년 살던 집에서 나오게 되고, 그 자리를 30대 고소득자가 채우고, 임차인이 살 집이 사라진다. 이처럼 정책의 칼날이 가장 예상치 못한 곳에 꽂히고 있다는 점을 박 대표는 강조했다.

▶제네시스 박 대표 인터뷰 풀버전은 유튜브 'CBS 경제연구실'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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