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닉-베선트' 구원 등판, 환율 1300원대 복귀 가능할까

7일 오후 1416원대…지난달 1일 이후 143원 하락
SK하이닉스 나스닥 상장 달러자금 순차 유입
베선트 미 재무장관 "원화 과도한 변동성"
서학개미 이탈, K자 성장 우려 등 변수 산재

지난 3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이틀째 1410원대로 내려왔다. 10개월 만에 최저치다. 1300원대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간 분위기다.
 
7일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1416.1원이었다. 전날 오후 1420원대로 올라섰다가 다시 1410원대로 떨어졌다. 지난달 1일 장중 터치했던 1559.2원에서 143.1원이나 하락했다. 
 
지난 4월 잠시 진정됐던 원화값은 5월 들어 다시 떨어지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까지 속절없이 무너졌지만, 지난달부터 바닥을 찍고 가파르게 반등했다. 지난달 달러 대비 원화 절상률은 8.81%로 2009년 3월(10.88%) 이후 가장 높았다. 
 
환율이 빠르게 내리자 개인들의 달러 매수도 크게 늘었다. 지난달 5대 시중은행 개인 고객의 달러 환전 규모는 총 2억 8천500만 달러로 전달보다 74%나 증가했다. 달러예금 잔액도 708억 달러를 넘어 3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환율 반등을 이끈 구원 투수는 SK하이닉스다. 미국 나스닥에 미국주식예탁증서(ADR)를 상장해 확보한 265억 달러(약 40조 원)가 지난달 중하순부터 국내에 순차적으로 유입되면서 급한 불이 꺼지고 흐름이 바뀌었다. 조선 업체의 선박 수주 대금 등 다른 수출 기업들의 달러 매도도 힘을 보탰다.
 
여기에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팔자'도 다소 축소되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긴축 기조 전환을 선언한 것도 원화 가치 회복 여건으로 작용했다.
 
특히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의 갑작스런 등판이 임팩트가 컸다. 
 
지난달 엔화 가치가 계속 추락하며 엔·달러 환율이 40년 만에 가장 높은 163엔까지 오르자 미일 당국이 엔화를 매입하며 공조 개입했다. 1998년 이후 28년 만의 일이다. 엔·달러 환율이 150엔대로 내리자, 엔화와 동조 흐름을 보이는 원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베선트 장관이 4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엔저 방어에 나선 배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원화를 콕 찍어 언급한 것이다. 그는 "우리는 한국 원화의 과도한 변동성을 목격해왔다"면서 아시아 통화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미국이 엔화는 물론 원화의 지나친 약세도 원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됐고, 원·달러 환율은 곧바로 1410원대로 내려왔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연합뉴스

이제는 1300원대 복귀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국내 달러 수급 여건이 개선되고 미국 정부의 환율 개입 의사까지 드러난 만큼 추가 하락 관측에 조금씩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하지만 복잡한 변수가 산재해있다. 한국 경제는 반도체의 미친 질주로 유례없는 역대급 흑자를 내면서도 불안한 기운을 감출 수 없다. 국내 증시의 극심한 변동성에 따른 서학개미들의 재탈출, 8.3 부동산 대책의 후폭풍, 고용 없는 K자 성장 우려 등 수출 주도 성장이 화려할수록 그늘도 짙어지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오는 27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매파적 동결"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다음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올리면 1%p로 좁혀진 한미간 금리 차는 다시 벌어진다.
 
원화의 추세적 강세에 확실히 표를 던지기는 여전히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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