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꺾이자 날아든 '빚투 청구서'…청년·고령층 마통 연체↑

연합뉴스

빚을 내 주식 투자에 나선 청년층과 고령층을 중심으로 신용대출 부실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 들어 주요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과 신용대출 연체율이 상승한 가운데 특히 20대 이하와 60대 이상 차주의 연체율이 다른 연령층보다 높게 나타났다.

최근 증시 조정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만큼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섰던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투자 손실이 대출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증권담보대출에서도 60대 이상이 전체 잔액의 60% 이상을 차지해 주가 하락에 따른 반대매매 부담이 고령층에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

마통 연체액 33% 급증…20대·60대 연체율 두드러져


9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종욱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해 6월 말 기준 개인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 연체율은 0.22%로 지난해 말 0.18%보다 0.04%포인트 상승했다.

연체율은 차주가 한도를 모두 소진해 출금되지 못한 이자를 연체액으로 잡아 실제 대출 잔액과 비교한 수치다.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한도 소진율은 6월 말 기준 약 45%였다. 전체적으로는 한도의 절반 이상이 남아 있지만, 일부 차주는 한도를 모두 소진하고 이자조차 제때 내지 못한 셈이다.

특히 대출 잔액보다 연체액이 훨씬 빠르게 늘었다.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지난해 말 39조9천억원에서 올해 6월 말 43조3천억원으로 8.5% 증가해 2022년 10월 말(43조7천억원) 이후 3년 8개월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연체액은 711억원에서 947억원으로 33.2% 급증했다.

전체 신용대출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신용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0.30%에서 올해 6월 말 0.35%로 상승했다. 잔액은 103조4천억원에서 107조1천억원으로 3.6% 늘었지만 연체액은 3140억원에서 3750억원으로 19.4% 증가했다. 연체 계좌 수도 2만3423개에서 2만6180개로 11.8% 늘었다. 은행권에서는 6월 이후 증시 조정이 본격화하면서 대출을 활용한 투자에서 발생한 손실이 연체 증가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연령대별로 보면 60대 이상 고령층과 20대 이하 청년층의 연체율이 두드러졌다. 5대 은행의 60대 이상 차주 마이너스통장 연체율은 올해 6월 말 기준 0.37%로 전체 연체율(0.22%)보다 0.15%포인트 높았다. 20대 이하도 0.33%로 전체보다 0.11%포인트 높았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60대 이상 연체율은 0.34%에서 0.37%로, 20대 이하는 0.25%에서 0.33%로 각각 상승했다. 60대 이상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같은 기간 4조원에서 4조5천억원으로 12.5% 늘었지만 연체액은 135억원에서 166억원으로 23.0% 증가했다. 20대 이하는 잔액이 1조원으로 변동이 없었지만 연체액은 25억원에서 33억원으로 32.0% 늘었다.

마이너스통장을 포함한 전체 신용대출에서도 청년층과 고령층의 연체율이 높았다. 6월 말 기준 신용대출 연체율은 20대 이하가 0.67%, 60대 이상이 0.59%로 전체 연체율(0.35%)을 크게 웃돌았다.

20대 이하의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과 올해 6월 말 모두 3조6천억원으로 같았지만 연체액은 210억원에서 240억원으로 늘었다. 60대 이상도 잔액이 9조8천억원에서 10조6천억원으로 8.2% 증가한 사이 연체액은 540억원에서 630억원으로 16.7% 늘었다.

은행권에서는 청년층과 고령층의 상환 여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상황에서 대출을 활용해 위험자산에 투자했다면 투자 손실과 이자 부담이 겹치면서 연체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증권담보대출 63%가 60대 이상…반대매매 우려


증권담보대출에서는 고령층 쏠림이 더욱 뚜렷했다. 국내 10개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SK스퀘어·삼성전자 우선주·삼성전기 등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을 담보로 실행한 증권담보대출 잔액은 올해 5월 말 기준 2조902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2조3345억원보다 24.3%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 대출 잔액이 1조8283억원으로 전체의 63.0%를 차지했다. 50대는 5933억원으로 20.4%, 40대는 3385억원으로 11.4%, 30대는 956억원으로 3.3%였다.

증권담보대출은 담보로 맡긴 주식 가치가 떨어져 담보유지비율을 밑돌면 추가 현금이나 주식을 납입해야 하고,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반대매매가 이뤄질 수 있다. 최근 주요 반도체주가 큰 폭으로 조정받으면서 고령층 차주의 투자 손실과 반대매매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도 지난 6월 발표한 '개인 레버리지 주식투자 현황 및 평가' 보고서에서 신용융자와 증권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개인의 레버리지 투자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며, 주가 조정 시 반대매매 물량이 일시에 출회돼 시장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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