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비위를 저지른 의혹으로 감찰을 받고 있는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가 법무부에게 징계 심의 기일을 일주일만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법무부가 자신에게 갑작스레 기일을 통보해 준비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게 이유다.
박 검사는 10일 입장문을 통해 "방금 법무부로부터 사흘 뒤 감찰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통보받았다"며 "준비 시간이 절대 부족하다. 기일을 일주일만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박 검사에 대한 징계 여부와 수위를 검토해 법무부장관에게 내용을 전달할 법무부 감찰위원회는 박 검사에게 이달 13일 출석하라고 통보한 상황이다.
박 검사는 "방금 법무부에서 전화로 13일 오후 2시까지 출석하고 의견서를 제출하라고 했다"며 "저는 이 전화를 받고 변호사에게 연락하니 지방 출장이라 사흘 만에는 의견서 작성은커녕 면담조차 어렵다는 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현재 박 검사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에 연루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부당하게 특정진술을 요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검사와 이화영 전 부지사 측 서민석 변호사의 당시 통화 녹음 일부가 공개됐는데, 해당 녹음에서 박 검사는 '이 전 부지사가 종범이 되려면 이재명 대통령이 주범이 되는 자백이 있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외에도 박 검사는 근무 중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도 징계 대상에 오른 상태다.
이에 대해 박 검사는 "주요 징계사유인 '서민석 녹취록'에 대해서도 단 한 번의 조사도 받은 적이 없다. 녹취록도 보거나 듣지 못했고, 그 자료를 정보공개청구하자 법무부는 거부했다"며 "서민석 변호사가 짜깁기 왜곡했던 그 녹취록이 징계청구서에는 더욱 짜깁기 왜곡돼 있다. 그것으로 징계하려고 하면서 사흘 전에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의견을 내라고 한다"고 반발했다.
박 검사는 정성호 법무부장관을 향해서도 "장관이 여러가지 이유에서 어떻게든 저에 대해 정직을 넘어 해임 등의 중징계를 할 것이라 추측하고 있다"며 "징계절차에서 혐의 유무를 밝히는 것은 검사직은 물론 제 인생이 걸린 문제이다. 검사직을 박탈하려고 하면서 의견정리 시간도 줄 수 없다고 하면 그것은 법치국가의 절차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대검찰청은 박 검사에 대해 '정직 2개월'을 청구한 상태며, 현재 법무부 감찰위원회가 이를 검토 중이다. 검사에 대한 징계 처분은 해임·면직·정직·감봉·견책 등 5종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