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국내 대표 소셜미디어(SNS)로 인기를 끌었던 싸이월드가 오는 10월 베타서비스를 시작으로 다시 문을 연다. 사진과 게시물 등 약 170억건의 기존 데이터를 복원하고 미니홈피와 일촌 등 싸이월드의 핵심 기능을 현재 모바일 환경에 맞춰 되살린다는 계획이다.
다만 싸이월드제트 전 대표 측이 사업권과 자산 이전 과정에 법적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계획대로 서비스 정상화가 될지는 미지수다.
블록체인 기술기업 시그마체인은 10일 서울 중구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명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싸이월드 관련 지식재산권(IP)과 상표권, 데이터 등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시그마체인은 싸이월드 초기 데이터 구조 설계 등에 참여했던 곽진영 대표를 비롯해 창립 초기 멤버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재구축한다. 오는 10월 베타서비스를 시작한 뒤 안정화 작업을 거쳐 2027년 상반기 정식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우선 사진과 게시물 등 약 170억건, 3.8PB(페타바이트) 규모의 기존 이용자 데이터 복원을 추진한다. 현재 15명의 인력이 복원 작업을 진행 중이다. 베타서비스에서는 친구 연결과 피드 등을 우선 제공하고, 계정이나 아이디를 잊은 이용자도 본인 인증을 통해 과거 기록을 찾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후 미니홈피와 사진첩, 음악, 일촌, 커뮤니티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한다.
새 싸이월드는 인스타그램이나 틱톡처럼 불특정 다수에게 콘텐츠를 공개하기보다 과거 싸이월드처럼 지인 간 관계와 개인 공간을 중심으로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새로운 수익모델에는 블록체인 기술도 활용한다. 이용자가 원할 경우 미니홈피 콘텐츠 등을 대체불가토큰(NFT)으로 자산화하는 기능을 검토하고, 금융권 등이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을 과거 싸이월드 사이버머니인 '도토리' 구매에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광고와 아이템 판매, 팬 커뮤니티, 디지털 콘텐츠 등으로도 수익원을 다변화할 계획이다.
시그마체인은 국내 서비스가 안정화되면 동남아시아를 시작으로 북미와 유럽 등 해외 시장에도 단계적으로 진출할 방침이다.
다만 이날 간담회에서는 싸이월드 인수 절차를 둘러싼 갈등도 표면화됐다. 싸이월드제트 전 대표이자 베타랩스 대표인 김호광 대표가 행사장을 찾아 사업권 이전 과정에 법적 하자가 있다고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김 대표 측은 싸이월드제트가 주주들에게 알리지 않고 싸이월드 사업권과 자산을 싸이커뮤니케이션즈로 이전했으며, 핵심 영업자산을 넘기면서 필요한 주주총회 특별결의도 거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싸이월드의 핵심 도메인과 데이터 복원을 둘러싼 문제도 남아 있다. 김 대표는 시그마체인이 'cyworld.co.kr'은 확보했지만 '.com' 도메인은 확보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면서 신규 사업보다 기존 이용자 데이터 복원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그마체인은 인수 절차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곽 대표는 "싸이커뮤니케이션즈와 법적 계약서를 작성하고 싸이월드 관련 지식재산권과 상표권, 데이터를 인수했다"며 회사의 경영권이나 부채를 인수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 측과 싸이월드제트 사이의 분쟁 역시 이번 인수와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싸이월드는 2022년 한 차례 서비스를 재개했지만 이후 다시 중단됐고, 2024년 싸이커뮤니케이션즈가 사업권과 자산, 이용자 데이터를 넘겨받아 재건을 추진했다. 그러나 데이터 복원에 필요한 자금 문제와 내부 갈등 등이 겹치며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시그마체인 측은 외주 없이 자체 인력을 통해 데이터 복원과 서비스 개발을 진행할 기술력과 자금을 갖췄다며 이번에는 서비스 정상화를 이뤄내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