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전닉스 레버리지, 역대 두번째 빨랐다…금감원 심사가 원인

박대출 의원실·한국거래소 자료 제공. AI 생성 이미지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상장지수펀드), 이른바 삼전닉스 레버리지가 역대급 초단기 심사를 거쳐 상장된 것으로 CBS 취재결과 확인됐다. 그 배경에는 금융감독원의 '병행 심사'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병행 심사가 굉장히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11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삼전닉스 레버리지 16종은 상장예비심사 신청부터 실제 상장까지 29일로 최근 5년여 중 두 번째로 빠른 심사였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9일은 최근 5년여간(2021년 1월~2026년 7월) 상장된 ETF 852건의 평균 소요기간(60.9일)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평균보다 한 달가량 앞선 속도다.

최근 5년여간 상장된 ETF 중 상장예비심사 신청부터 실제 상장까지 가장 짧은 기간은 27일(24년 10월 8일~24년 11월 4일)이고, 가장 긴 기간은 무려 1년에 가까운 354일(23년 6월 23일~24년 6월 11일)이다. 삼전닉스 레버리지는 역대 두 번째로 빠른 수준이었다.

이렇게 초고속 상장이 될 수 있었던 건 거래소 승인 이후부터의 절차가 단축됐기 때문이다. 금감원 심사부터 거래소 본심사(실제 상장)까지 기간이 이례적으로 빨랐다. 삼전닉스 레버리지는 이 구간이 16일로, 같은 구간의 전체 평균인 42일보다 훨씬 빨랐다.

통상 ETF 상장은 △거래소 예비심사와 △금감원 심사, △거래소 본 심사 순으로 진행되며, 금감원 심사는 거래소 예비심사가 끝난 뒤 시작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삼전닉스 레버리지는 거래소 예비심사와 금감원 심사가 사실상 동시에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거래소 상장예비심사 신청 접수일인 4월 28일, 금감원 펀드 심사도 함께 시작됐다. 거래소 예비상장심사는 4월 28일부터 5월 11일까지, 금감원 펀드심사는 4월 28일부터 5월 14일까지로 거의 동일한 기간 진행됐다. 거래소가 최종 승인을 내놓기도 전, 예심 신청서를 접수하자마자 금감원도 함께 심사에 착수한 셈이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거래소 예비심사와 상급기관인 금감원 심사가 동시에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품을 놓고 심사가 진행되는 셈일 수 있어서다.

한 증권사의 고위급 관계자는 "거래소 예비심사랑 금감원 심사가 동시에 진행되는 건 굉장히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상장심사라는 게 밑에서 단계들을 거쳐서 올라가야 되는 건데 동시에 심사를 한다는 건 누군가 막 밀어붙일 때 일어나는 현상"이라며 "이런 절차를 두는 이유 자체가 상품을 제대로 만든 건지 심사숙고하기 위한 것"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모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라며 "금감원 심사를 받으려면 거래소 상장심사 승인서류를 내야 된다"고 말해, 동시 심사 진행 자체가 구조적으로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도 "보통 ETF는 거래소 상장심사신청 후 그 결과와 함께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 심사가 이뤄지는 거라, 동시에 하기도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실제로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당국이 고환율에 대응하는 측면에서 삼전닉스 레버리지를 도입한 것에 대해 효과가 있는지 묻는 취재진의 질의에 "그때 급하게 준비한 건 맞는 것 같다"고 부실한 과정을 인정하기도 했다.

그 당시 이 원장이 "그때 주식 시장이 상당히 올라왔던 상태여서 우려를 많이 했었다"며 "농담인데 그때 드러누웠어야 하나, 후회를 많이 하고 있다"고 술회하기도 했다.

한편 금감원은 "원장의 당시 발언에 대해 코멘트할 사안은 아니다"면서도 "운용사들이 거래소와 금감원에 동시에 제출했기 때문에 우리는 심사할 수 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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