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장애 가족 돌보다 자살위기…국가가 찾아내 긴급지원

고립·돌봄 분야 자살예방 대책 추가 발표
장기요양·장애등록 때 가족 마음건강도 조사
자해·자살시도 정보로 고립 위험자 약 2만 명 발굴

연합뉴스

정부가 치매 환자나 중증 장애인을 장기간 돌보다 자살 위험에 놓인 가족을 선제적으로 찾아 최대 72시간의 긴급돌봄을 지원한다. 장기요양이나 장애인 등록을 신청하는 단계부터 가족의 돌봄 부담과 마음건강을 살펴 자살 위험 신호를 조기에 포착하는 게 목표다.
 
보건복지부는 11일 국무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고립, 위기가구 자살예방 대책'과 '돌봄·간병 부담 자살예방 대책'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지난 5월부터 추진하고 있는 '9대 분야별 자살예방 대책'의 후속 조치다.
 
정부는 앞서 자살 위기 상황에 대한 긴급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인력을 확대하고 정신응급을 필수의료로 지정하는 등의 대책을 내놨다. 이번에는 사회적 고립과 가족의 돌봄·간병 부담이라는 자살 위험요인에 초점을 맞춰 고위험군을 찾아내고 복지·돌봄 서비스를 연계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했다.
 
우선 올해 하반기부터 사회보장 데이터를 활용해 중증 치매 환자나 발달장애인 등을 돌보는 가족 가운데 돌봄 부담이 특히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구를 집중적으로 발굴·조사한다.
 
발굴된 자살 고위험 가구에는 내년부터 최대 72시간의 긴급돌봄과 정신건강복지센터 전문상담을 우선 연계한다. 72시간은 하루 3시간씩 24일 또는 하루 8시간씩 9일 등 이용자의 필요에 따라 나눠 사용할 수 있다.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는 가구에는 통합사례관리를 지원하고, 돌봄이 필요한 자살 고위험군은 지역사회 통합돌봄에 우선 연계한다.
 
특히 돌봄이 시작되는 단계부터 가족의 정신건강을 함께 살피는 체계가 마련된다. 장기요양이나 장애인 등록을 신청할 때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의 돌봄 환경도 함께 조사한다. 청년미래센터와 발달장애인지원센터 등에서도 우울 선별검사를 실시해 정신건강 고위험군에는 정신건강복지센터 상담과 심리상담이용권 등을 연계한다.
 
가족의 돌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서비스도 확대한다. 장기요양 중증·치매 수급자의 방문요양 지원을 늘리고 방문재활과 영양지도, 병원 동행 등을 새로 도입해 재가 돌봄 노인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현행 30종에서 60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과 성인 주간활동서비스, 긴급돌봄 지원도 강화한다.
 
가족의 돌봄·간병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는 일을 줄이기 위해 가족돌봄휴가·휴직제도 개선도 검토한다. 위탁가정이나 사실혼 등 실질적으로 가족을 돌보는 사람까지 휴가·휴직 사용 대상을 넓히려는 것이다. 내년 상반기부터는 요양병원 간병비 본인부담을 경감하고 긴급복지 생계지원금도 인상한다.
 
사회적 고립에 따른 자살 위험자 발굴도 강화한다. 정부는 자해·자살시도 등의 위기정보를 활용해 자살 위험자를 우선 선별하고, 내년부터 여러 고립 유형별로 약 2만 명을 기획 발굴할 계획이다. 아울러 복지사각지대 발굴시스템에는 오는 12월까지 과다 채무와 불법사금융 피해 등 금융위기 정보를 추가로 연계한다. '복지위기 알림 앱' 신고 내용에 자살 관련 표현이 포함되면 24시간 긴급상담을 지원한다.
 
자살 고위험군에 대한 긴급복지 절차도 단축한다. 내년부터 자살 고위험군은 현장 확인을 생략하고 긴급복지 생계비를 신속하게 지원한다. 읍면동이 현장 재량으로 소액을 먼저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정부는 이와 함께 돌봄·간병 부담을 자살 원인으로 새롭게 분류하고 치매·발달장애 가족 돌봄자 실태조사를 실시해 돌봄 부담과 자살의 연관성을 분석할 계획이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사회적 고립과 돌봄 부담이 자살로 연결되는 고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국민 중 단 한 분도 소외되지 않고 필요한 복지 서비스로 신속히 연계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가 힘을 모아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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