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신한 SOL KBO 리그' 한화-두산의 시즌 13차전이 열린 11일 서울 잠실구장. 폭염으로 지난주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5일 동안 경기 일정이 전면 취소된 가운데 재개된 첫날이었다.
허구연 총재, 박근찬 사무총장 등 KBO 관계자들은 일찌감치 나와 현장을 점검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지난 4일 LG-SSG의 인천 경기에서 온열 질환자가 속출하고 2명이 구급차에 실려 가는 등 심각한 폭염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추를 지나면서 극한 더위는 한풀 꺾였다. 서울 지역 열대야가 17일 만에 중단됐고, 섭씨 40도 안팎까지 치솟았던 한낮 더위는 30도를 조금 넘는 수준까지 내려왔다.
두산 선수들은 오후 7시로 30분 연기된 경기 시작 2시간 반 전인 3시 30분부터 정상적으로 훈련을 진행했다. 그라운드 온도는 35도를 넘기도 했지만 선수들의 표정은 한결 밝았다.
39살 최고참 양의지는 선크림이 범벅이 될 만큼 구슬땀을 흘린 모습이면서도 싱글벙글이었다. 양의지는 "지난주는 정말 그라운드로 나갈 수가 없을 정도로 더웠다"고 돌아보면서 "그러나 오늘은 야외 운동하기 좋은 날"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오는 9월 나란히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에 나서는 2년차 우완 최민석, 내야수 박준순도 마찬가지였다. 이민석은 "지난주는 그라운드로 나가기가 싫었는데 오늘은 그래도 훈련을 할 만하다"면서 "또 5일 동안 쉬면서 체력적으로도 회복할 시간이 됐다"고 반색이었다.
최민석은 전반기 16경기 9승 2패 평균자책점(ERA) 2.33의 특급 투구를 펼쳤다. 그러나 후반기 3경기 1패 ERA 4.85로 주춤한 모습이었다. 특히 지난달 24일 삼성전에서는 3회도 채우지 못하고 10실점(4자책)으로 무너졌다.
두산 김원형 감독은 최민석에 대해 "모레 선발로 등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후반기 좋지 않았는데 폭염 휴식기 등으로 자연스럽게 2주 동안 쉬게 됐다"면서 "그렇다고 공에 갑자기 힘이 붙고 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반등할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준순도 "사실 날도 너무 더웠고, 시즌 중반을 넘어가면서 체력적으로 힘든 시기였다"면서 "5일 휴식기가 체력적으로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정도면 야구하기 딱 좋은 날"라면서 "해가 지면 기온도 내려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다만 타자들의 감각을 염려했다. 김 감독은 "체력적으로 보면 도움이 되겠지만 시즌 중 일주일 휴식은 처음이라 야수들의 타격감이 어떨지 걱정도 된다"고 말했다.
두산은 폭염 휴식기 전까지 3연승과 함께 4위로 올라섰다. 이날 에이스 곽빈이 한화 좌완 왕옌청과 선발 대결을 펼친다. 미리 보는 아시안게임 결승이라는 말에 김 감독은 "그러면 이겨야 하는데…"라면서 "선수들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필승 의지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