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레버리지 초단기 탄생 배경? 당국 '병행심사'[CBS뉴스룸]

박대출 의원실·한국거래소 자료 제공. AI 생성 이미지

[앵커]
한국 증시의 극심한 변동성 원인으로 지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이른바 삼전닉스 레버리지에 대해 CBS가 연속 보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도입 과정에서 심사 기간이 역대급으로 빨랐는데, 취재 결과, 그 배경에는 금융감독원의 이례적 병행 심사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제부 홍영선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홍 기자 어서오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삼전닉스 레버리지, 한국에는 올해 처음 도입 된 거고 투자 위험이 큰 상품인 걸로 아는데요. 논의와 심사 시간이 더 길었을 줄 알았는데, 반대네요.

[기자]
네, 보통 ETF 상장 심사는 한국거래소의 예비심사 후에 금융감독원의 심사, 그리고 다시 거래소의 본심사까지 거치게 되는데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상장된 ETF 81개 상품의 평균 상장 기간은 62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삼전닉스 ETF의 16종의 전체 상장심사 기간은 휴일포함해서 총 29일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저희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대출 의원실을 통해서 자료를 확보하고, 저희가 분석했는데요.

다른 ETF 들은 두 달 넘게 걸려 출시됐지만, 삼전닉스 레버리지는 한 달도 채 안 돼 초고속으로 심사 받고 출시된 셈입니다.

[앵커]
이게 원래대로 평균 심사기간인 두 달 정도 심사기간이 걸렸다면 언제 출시가 됐던 겁니까?

[기자]
삼전닉스 레버리지 16종의 상장예비심사 신청일은 4월 28일인데요. 평균인 62일이 걸렸다고 가정하면 출시일이 6월 말쯤이 됩니다.

하지만 실제 출시는 이보다 한 달 가량 앞선 5월 말이 됐습니다. 공교롭게도 6월 3일 지방선거를 불과 일주일 앞둔 때였습니다.

평소 속도였다면 선거 끝나고 3주 뒤쯤 나왔을 상품이 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서둘러 시장에 나온 건데요. 이 때문에 정치 일정에 맞춰 상품 출시가 무리하게 앞당겨진 게 아니냐는 의혹마저 나옵니다.

연합뉴스

[앵커]
삼전닉스 레버리지 상장 심사 기간이 이례적으로 짧았다는 게 공식 통계 자료로 확인된 게 처음인데요. 올해 뿐 아니라 최근 5년간의 ETF 상장 기간까지 따져봐도 역대급으로 짧다면서요?

[기자]
네. 저희가 모수를 늘려봤습니다. 2021년부터 올해 7월까지 5년 반동안 상장된 ETF 852건의 전체 심사 기간을 따져봤는데요. 평균 심사 소요 기간은 60.9일이었습니다. 올해 평균 심사 기간과 거의 비슷합니다.

역대 가장 짧은 심사 기간은 24년 11월에 상장된 ETF 상품으로 27일이었고요. 삼전닉스 레버리지가 이보다 이틀 더 걸린 29일이었죠. 그러니까 최근 5년 여간 ETF 상품 전체를 따져봐도 역대 두 번째로 심사 기간이 짧은 게 확인됐습니다.

[앵커]
그럼 왜 이렇게 짧았던 겁니까?

[기자]
한국거래소의 예비심사 기간이 13일이 걸렸는데, 저희 첫 기사가 보도되자 거래소측은 설명자료를 내고 자신들이 맡은 예비심사 기간은 결코 짧은게 아니었다고 해명자료를 냈습니다. 그럼 왜 이렇게 짧아졌을까, 뭐가 생략이 됐을까 살펴봤더니 금융감독원의 심사가 특이하게 진행이 됐습니다. 바로 예비심사와 본심사를 동시에 진행한 겁니다.

[앵커]
상식적으로도 예비심사를 거친 뒤 본심사를 하는게 통상적인거 아닌가요? 그걸 동시에 해버렸다는거죠?

맞습니다. 보통 거래소의 예비심사 이후 승인 받은 걸로 금감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이걸 금감원이 심사한다고 했잖아요? 이번 삼전닉스 레버리지의 경우에는 굉장히 특이하게도 거래소의 예비심사를 시작하는 날 4월 28일인데요. 이때 금감원도 펀드 심사를 동시에 진행했습니다.

[앵커]
일반적으로 보이지 않는데요…업계에선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궁금하네요.

[기자]
자산운용업계에서도 거래소 예비심사와 상급기관인 금감원 심사가 동시에 진행되는 게 일반적이지 않다는 인식이었습니다. 그건 절차상 불가능할거라고 말하는 자산운용관계자도 있었고요. 거래소와 금감원 순차적으로 심사 절차를 둔 건 상품을 제대로 만든 건지 기관들이 심사숙고하기 위한 것인데, 동시에 심사를 하는 것 자체가 취지를 훼손한다는 지적이었습니다.

이렇게 이례적으로 병행심사를 한 이유에 대해 금감원에 물어봤더니 외려 운용사들이 거래소와 금감원에 동시에 제출했기 때문에 심사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운용사들 입장에선 당국과 논의해서 낸 건데 본인들에게 책임 전가를 하는 게 아니냐는 다소 억울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연합뉴스

[앵커]
이찬진 금감원장이 삼전닉스 레버리지에 대해 "드러 누웠어라도 말려야 됐다"고 언급해서 화제가 됐었잖아요. 드러눕기는 커녕 졸속 심사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이네요.

[기자]
이번에 취재하면서 이찬진 원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말한 부분을 다시 보니, "당시 급하게 준비한 게 맞는 것 같다", "주식 시장이 많이 올라왔던 상태여서 우려를 많이 했었다", "증권신고를 수리한 상태에서 다른 현실적 방안이 없었다"라는 발언들을 했더라고요. 스스로 절차적인 허술함을 인정한 셈입니다.

이 부분은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상품을 처음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과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피고발된 상태고요. 이찬진 원장도 최근 함께 피고발된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심사기간이 짧다보니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서 심사하는 '스트레스 테스트' 조차 거치지 않은 점 등은 비난을 키우고 있습니다.

[앵커]
정부가 레버리지 보완책을 뒤늦게 실시했잖아요. 이후에 증시 변동성은 조금 줄어든 느낌이네요.

정부는 예탁금을 1천만원에서 현금 3천만원으로 상향했는데요. 19일부터는 삼전닉스 레버리지 첫 투자자에게 5시간 모의거래를 의무화하는 등 여러 조치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정부 대책이 시행된지 불과 7일만에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변동성지수도 뚝 떨어졌습니다. 대신에 중소형주와 코스닥에 온기가 도는 모습도 보입니다.

시장 정상화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왜 진작에 더 심사숙고해서 도입하지 않았는지는 취재 기자로서 의문입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개인투자자 손실이 50조가 넘는다는 분석이 있는데요. 손해를 본 상당수는 투자에 미숙한 청년들이었고요. 투자는 개인의 책임이지만, 정부가 이런 엄청난 상품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시장에 내놨다면 정책적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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