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청소년 ADHD·우울증 환자가 급증하면서 정서·행동 위기 학생을 둘러싼 학교와 교회학교의 부담이 심각한 수준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개별 교사나 교회만의 노력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조기 개입과 전문 인력 확충 등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ADHD 또는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은 5세~19세 청소년은 총 28만 270명입니다.
전년과 비교해 1년 만에 4만 명이 늘어난 수치로, 청소년 23명 가운데 1명꼴입니다.
학급으로 환산하면 최소 한 학급에 1명 이상은 정서 행동 위기를 겪고 있는 셈입니다.
정서·행동 위기 학생들은 기초학력 결손과 수업 방해는 물론, 관계 단절과 학교폭력으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동반해 동료 학생과 교사에게 심각한 어려움을 줍니다.
좋은교사운동은 "이 같은 증가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30년에는 ADHD 환자 30만 명, 우울증 환자 15만 명을 넘어설 수 있다"며 "개별 학교나 교사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국가적 위기 상태"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어 "상담 인력 확충만으로는 늘어나는 ADHD·우울증 학생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행동지원 전문교사 양성과 배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성준 공동대표 / 좋은교사운동]
"적기에 이 학생들을 발견해서 치료할 학생들은 치료를, 지도할 학생들은 지도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이 학생들은 구체적인 '행동 중재'라는 지도 방법이 필요한데, 단순히 마음을 읽어주는 상담만으로는 이 학생들의 행동 중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좋은교사운동은 "정서·행동 문제를 단순한 '성장통'으로 여기거나 '낙인'을 우려해 조기 개입을 주저해선 안 된다"며 "체계적인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법·제도와 전문 인력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합니다.
[한성준 공동대표 / 좋은교사운동]
"선생님들이 가장 힘들어하셨던 부분은 '어떻게 지도해야 될지를 모르겠어요'라는 응답과 '보호자들이 협조하지 않아요'라는 두 가지 문제가 있었거든요. 관련 법률을 마련해서 학생들의 행동 중재를 가르치실 수 있는 전문 교사들을 양성해 내는 체계가 국가 차원에서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정서 행동 위기 학생의 급증은 교회 주일 학교 현장의 어려움과도 맞물려 있습니다.
[이동진 간사 / 전북 부안온누리교회]
"설교 중에 정말 그 내용과 관련 없는 질문들을 한다든지, 아니면 아주 자유롭게 돌아다닌다든지, 공과시간에 옆에 있는 아이들을 좀 괴롭게 한다든지, '하나님 없어' 이런 식으로 표현을 한다든지…"
더욱이 교회 안에서는 이런 문제를 '믿음이 부족해서 생긴 일'로 여기거나 신앙과 연결해 쉬쉬하는 분위기도 적지 않습니다.
기도와 영적 돌봄이 중요하지만, 이를 이유로 의료적·교육적 개입을 등한시하지 말고 교회 안에 통합적인 돌봄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동진 간사 / 전북 부안온누리교회]
"이거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되겠다는 인식이 아니라, 그냥 우리가 이 아이를 위해서 기도하자, 이 아이를 우리가 마음으로 더 사랑하고 품자 이런 정도의 (접근에서 그칠 때가 많습니다.) 다양한 사역들이 분절적으로 있는데 이것들이 통합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고, 필요하다면 주변에 있는 다양한 기관들과도 연대할 필요가 있다…"
교육 현장에서는 최근 청소년 정신 건강의 급격한 악화를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또래 관계 단절, 누적된 과도한 입시 경쟁, 무분별한 SNS·쇼츠 노출 등이 겹쳐져 만든 결과로 보고 있습니다.
청소년 정신건강을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사회 구조·디지털 환경·교육 정책이 맞물린 종합적인 공공의제로 다뤄야 한단 겁니다.
학교와 가정, 교회와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다층적 지원 체계 마련과 제도적 지원 강화 등, 정서·행동 문제 학생을 향한 공동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정용현] [영상편집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