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대만 야구를 대표하는 에이스들의 맞대결에서 두산 곽빈이 판정승을 거두며 아시안게임 전망을 밝혔다. 대표팀 주포로 꼽히는 박준순도 벼락같은 결승포를 터뜨린 가운데 대만 출신 한화 왕옌청은 잇따라 불운 속에 실점했지만 타선 도움으로 패배는 면했다.
두산은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한화와 홈 경기에서 6-3 승리를 거뒀다. 폭염 휴식기 이전 3연승까지 최근 4연승을 질주했다.
53승 45패 4무가 된 두산은 4위를 굳게 지켰다. 두산은 지난 2일 LG와 홈 경기 8-3 승리 이후 폭염 취소 등으로 9일 만에 치른 경기에서 웃었다.)
이날 경기는 곽빈, 왕옌청의 에이스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왕옌청은 임찬규(LG)와 함께 다승 공동 1위(10승)에 올라 있고, 곽빈은 다승 공동 3위(9승)에 평균자책점(ERA) 2위(2.66)의 상승세였다.
특히 이들은 오는 9월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에서 한국과 대만 대표팀에 선발됐다. 5회 연속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과 아시아 강호 대만의 에이스로 활약할 가능성이 높다. 5일 이상의 폭염 휴식기 이후 첫 경기, 사실상의 1선발로 낙점된 이유다.
때문에 이날 경기 전 두산 김원형 감독은 "미리 보는 아시안게임 결승 아니냐"는 농담섞인 취재진의 질문을 받았다. 이에 김 감독은 "그러면 이겨야 하는데…"라면서 "선수들이 내 얘기를 들었으면 좋겠다"고 승리 욕심을 은근히 드러냈다.
이에 맞서는 한화 김경문 감독도"왕예청은 승리도 많이 따냈고, 자기 던졌던 로테이션에 맞춰주려고 했다"고 선발 등판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상대 선발이 국내 에이스급인데 우리도 첫 경기를 잘 넘어가야 하니 좋은 마무리를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과연 곽빈은 대한민국 에이스다웠다. 최고 시속 157km의 강력한 구위를 앞세워 팀 득점 1위(99경기 578개)의 한화 타선을 공 81개만으로 6이닝 무실점으로 막았다.
특히 곽빈은 삼진을 무려 10개나 잡아내는 괴력을 뽐냈다. 안타 2개, 볼넷 1개를 내줬지만 큰 위기는 없었다. 2회초 2사에서 허인서의 깊숙한 타구를 우익수 김대한이 담장 바로 앞에서 잡았지만 글러브가 펜스에 부딪히는 과정에서 놓쳐 2루타가 됐다. 그러나 곽빈은 후속 이도윤을 157km 하이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해 득점권을 넘겼다.
곽빈은 5회초 2사에서도 이도윤에게 2루타를 맞았다. 그러나 곽빈은 침착하게 심우준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노시환, 요나단 페라자 등은 라인에 걸치는 절묘한 제구로 루킹 삼진을 잡아내고, 강백호에게는 153km 속구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내는 등 한화 강타선을 잠재웠다.
반면 왕옌청은 경기 초반 불운이 이어졌다. 1회말 1사에서 박지훈에게 중전 안타, 2사에서 양의지에게 볼넷을 내준 왕옌청은 폭투로 2, 3루 위기에 몰렸다. 후속 김민석에게 빗맞은 타구를 유도했지만 유격수 깊숙히 가면서 1타점 내야 안타가 됐다.
2회말에도 왕옌청은 선두 타자 박찬호에게 안타를 맞은 뒤 땅볼 2개로 2사를 잡아냈다. 그러나 왕옌청의 146km 속구에 먹힌 김대한의 타구가 행운의 우전 적시타가 됐다. 왕옌청으로선 다행히 이어진 2사 2루에서 박지훈의 안타 때 우익수 페라자가 레이저 송구로 김대한을 홈에서 잡아냈다.
이후 왕옌청은 3~5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정상 궤도로 올라오는 듯했다. 다만 6회말 무사에서 양의지가 풀 카운트 끝에 왕옌청의 127km 스위퍼를 걷어올려 시즌 14호 1점 홈런을 날렸다. 김민석에게도 우전 안타를 맞은 왕옌청은 강판했고, 이날 5이닝 4탈삼진 8피안타 1볼넷 3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왕옌청은 타선 도움으로 시즌 5패째를 면했다. 한화는 7회초 곽빈이 내려가자마자 강백호가 우완 김정우를 상대로 시즌 25호 1점 홈런을 날리며 추격의 신호탄을 쐈다. 이어진 무사 1루에서는 채은성이 바뀐 우완 김택연에게 시즌 4호 동점 2점 홈런을 터뜨렸다.
곽빈은 승리 요건을 채우고도 다승 공동 1위가 무산됐지만 팀 승리로 아쉬움을 달랬다. 두산은 불펜 방화 뒤 7회말 3점을 뽑아냈다.
역시 아시안게임 대표인 박준순이 1사 1, 3루에서 우완 장유호의 초구 시속 135km 슬라이더를 통타, 까마득하게 날려 버렸다. 잠실구장 관중석 최상단을 맞는 비거리 130m 시즌 16호 3점 아치였다.
왕옌청에 전날까지 8타수 4안타를 때린 박지훈은 이날 2번 타순에서 제몫을 했다. 4안타 2득점으로 2안타 1볼넷 1타점 1득점을 기록한 1번 타자 김대한과 함께 밥상을 잘 차렸다. 4, 5번 타자 양의지와 김민석도 멀티 히트를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