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 대표팀 우완 에이스다웠다. 두산 곽빈(27)이 한화의 대만 출신 좌완 왕옌청(25)과 에이스 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곽빈은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한화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삼진을 무려 10개나 솎아냈다. 안타 2개, 볼넷 1개를 내줬지만 공 81개만으로 6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이날 곽빈은 3-0으로 앞선 7회초 승리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넘겼다. 1승을 더하면 다승왕(15승)에 올랐던 2024년 이후 2년 만이자 2023년 12승까지 통산 3번째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릴 수 있었다.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곽빈은 이날 최고 시속 157km의 강력한 포심 패스트볼로 한화 타선을 압도했다. 34개의 포심 중 29개가 스트라이크를 찍을 만큼 제구와 자신감이 넘쳤다.
곽빈은 2회초 2사에서 예기치 못한 상황에 처했다. 허인서의 큼직한 타구를 우익수 김대한이 잡았지만 글러브를 담장에 부딪히면서 떨어뜨려 2루타가 된 것. 득점권 위기였지만 곽빈은 이도윤을 157km 하이 패스트볼로 3구째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는 배짱을 보였다.
특히 한화가 자랑하는 강타자들을 절묘한 제구와 강력한 구위로 압도했다. 곽빈은 1회초 3번 문현빈부터 강백호, 2회초 노시환까지 한화의 클린업 트리오를 3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특히 노시환에게 던진 시속 147km 컷 패스트볼을 몸쪽 높은 보더 라인에 꽂으며 루킹 삼진을 이끌어낸 장면이 압권이었다.
2번 요나단 페라자는 1회 볼넷을 골라냈지만 3회는 꼼짝없이 당했다. 이번에는 바깥쪽 높은 135km 체인지업이 모서리에 걸쳤다. 1회 강백호를 잡은 148km 커터와 똑같은 지점이었다.
경기 후 곽빈과 배터리를 이룬 두산 포수 윤준호는 "내가 봐도 한화 타자들이 억울해 할 만한 공들과 제구력이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윤준호는 "폭염 휴식기로 충분히 쉬었기 때문에 형의 공에 힘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직구 사인을 많이 냈는데 평소에도 좋았지만 오늘은 더욱 위력적이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다만 곽빈은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다. 7회초 두산 불펜이 홈런 2방을 맞고 동점을 내준 것. 최고의 투구를 펼치고도 10승 고지를 밟지 못했다. 이날 삼성과 홈 경기에서 승리한 KIA 애덤 올러가 10승으로 다승 공동 1위 그룹에 가세했다.
5이닝 3실점한 왕옌청은 5패(10승)째 위기에서 벗어났다. 두산은 7회말 박준순의 결승 3점 홈런으로 경기에서는 이겼다.
경기 후 곽빈은 "10승이 무산된 데 따른 아쉬움은 정말 전혀 없다"면서 "늘 말하지만 내가 던진 날 팀이 이겨서 그걸로 만족한다"고 에이스다운 의젓함을 보였다. 곽빈은 지난 2일 LG와 경기에서도 6이닝 10탈삼진 2실점했지만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오히려 불펜진을 감쌌다. 곽빈은 "특히 (김)정우와 (김)택연이가 미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그동안 너무 좋은 모습으로 뒤를 지켜줬는데 앞으로 더 잘 막아줄 거라 기대한다"고 힘을 실어줬다.
이날 승리로 두산은 5위 KIA와 0.5경기 차 4위를 유지했다. 곽빈은 "우리 팀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것"이라면서 "거기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