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에 '국가소방동원령' 발령…타들어 가는 들녘 달랜다

가뭄 사태 소방동원령 지난해 강원도 강릉 이후 역대 두 번째
전국 물탱크차 200대 경남 집결 '긴급 급수 작전' 개시
경남 저수율 33.5% '전국 최저'·농작물 피해 1955ha
가뭄 재대본 가동 경남도 "8월 말까지 비가 오지 않는다는 악조건 전제로 가용 자원 총동원"

밀양시 무안면 웅동저수지. 연합뉴스

기록적인 가뭄으로 경남 전역에 물 부족 현상이 심해지면서 정부가 전국 소방력을 집결하는 '국가소방동원령'을 긴급 발령했다. 가뭄 사태로 인해 국가 차원의 소방 동원령이 내려진 것은 지난해 8월 강원도 강릉 사태 이후 역대 두 번째다.

12일 경남도 등에 따르면, 소방청은 전날 오후 8시부터 경남 지역의 극심한 농업·생활용수 부족 사태를 해결하고자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했다. 이에 따라 서울·부산 등 전국 16개 시도 소방본부 소속 물탱크차 200대와 소방대원 400명이 경남 현장으로 긴급 급파됐다.

전국 물탱크차 경남 집결…13일까지 긴급 급수 작전

이번 동원 조치로 전국 16개 시도 소방본부에서 차출된 소방력은 12일 오전 9시까지 지정된 자원 집결지에 모여 곧바로 현장에 투입된다. 소방대원들은 13일까지 이틀간 밀양·거제 등 경남 14개 소방서 관할 구역에 배정돼 가뭄 피해가 심각한 농업 지역과 생활 용수 부족 지역을 중심으로 긴급 급수 작전을 펼친다.

소방차 급수 지원. 창원소방본부 제공

경남소방본부는 장기간 이어진 폭염과 비가 내리지 않는 상황 속에 자체 보유한 소방력만으로는 주민 생활 불편 해소와 농작물 피해 방지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소방청에 지원을 요청했다.

정부는 폭염과 가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라는 대통령 지시에 따라 즉각 동원령을 확정했다.

저수율 33.5% 전국 최저… 농작물 피해 1955ha

현재 경남 지역의 수자원 상황은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농업가뭄관리시스템(ADMS)에 따르면 경남 지역 평균 저수율은 33.5%에 불과해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평년 저수율(72%)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경남 지역 18개 시군 가운데 17곳이 이미 농업용수 가뭄 단계에 진입했다. 14개 시군이 농업용수 가뭄 주의 또는 경계 단계가 내려졌고, 밀양시·거제시·함안군 등 3개 시군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가장 높은 위험 등급인 '심각' 단계에 지정된 상태다.

급수 차량 동원. 경남도청 제공

바닥을 노출한 저수지가 늘어나면서 논밭이 갈라지고 농작물 시듦 현상이 확산하는 등 농가 피해도 늘고 있다.

도내 농작물 피해 면적은 1955.6ha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품목별로는 강한 일사와 용수 부족으로 햇볕 데임(일소)과 생육 부진을 겪는 단감이 1225.2ha로 피해가 가장 컸으며, 벼 562.9ha, 배 40ha, 콩 28ha 등 농경지 전반에서 잎마름과 고사 현상이 확산하며 농가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경남도 가뭄 재대본 가동…박완수 "가용 자원 총동원"

상황이 악화하자 박완수 경남지사는 11일 가뭄 피해가 심각한 김해시와 함안군의 농업용수 공급 현장을 잇따라 방문해 긴급 대책을 점검했다.  

도는 장기간 강수량 부족으로 농업용 저수율이 크게 낮아지고 일부 지역에서 제한급수가 시행됨에 따라 이날 오후 3시부터 '가뭄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이는 가뭄 상황에 대응해 경남도가 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대응 조처다.

박 지사는 저수율이 28.8%까지 떨어져 제한 급수가 진행 중인 김해시 진례면 급수 현장에서 농업용수 공급 상황을 확인했다.

이어 함안군 칠북면 가연리 급수 현장을 찾아 급수차와 산불진화차 등 장비 8대를 활용해 15개 농가에 용수를 공급하는 현장을 살폈다. 또 칠원읍 운곡천 간이양수장 설치 현장도 방문해 하상 굴착과 수중펌프 설치 상태를 꼼꼼히 점검했다.

박완수 경남지사 가뭄 현장 점검. 경남도청 제공

현재 밀양·거제·양산·하동 등 26개 마을에는 시간제 제한급수가 이뤄지고 있다. 가뭄 취약지역에는 굴삭기 237대, 양수기 1891대, 급수차량 435대를 투입하고 있다.

박 지사는 "가용장비를 최대한 활용하고 시군과 협력해 용수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해달라"며 "현장에 필요한 소방장비와 급수 지원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선제적 대응 체계를 구축하라"고 지시했다.  
소방청과 경남도는 국가소방동원령에 따른 비상 급수 지원을 이어가는 한편, 지자체·관계 기관과 공조 체계를 유지해 타들어 가는 농심을 달래고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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