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현지 날짜) 독일 동부 라이프치히 할레 공항에서 폭발물이 탑재된 드론이 발견됐다.
독일 당국은 이를 '심각한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고 비상 대응에 들어갔는데, 그 배후에 누가 있는지는 그간 알려지지 않았다.
11일 이를 짐작게 하는 언급이 독일군 연방군 수장 입에서 나왔다.
독일 연방군 합참의장 격인 카르스텐 브로이어 감찰관(육군 대장)은 이날 보도된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매일 우리를 시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브로이어 감찰관은 "러시아가 유럽 방공망을 정찰하고 취약점을 찾아내기 위해 조직적으로 드론을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브로이어는 "러시아가 유럽 각국 정부와 기관을 불안정하게 하려는 '회색지대 공작'을 벌이고 있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대응 수위 제고'를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브로이어는 "나토 회원국, 특히 동부 전선에서 '하이브리드 공격'이 매일 발생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우리를 시험하고, 우리가 어떻게 반응할지 엿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이브리드 공격은 군사력 대신 해킹이나 드론 테러, 가짜 뉴스 등 다양한 수단을 결합해 상대 국가나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고 이익을 챙기는 비대칭적 회색지대 전략을 말한다.
공격 주체가 모호해 피해국 대응을 어렵게 하는 점도 하이브리드 공격 특징으로 꼽힌다.
브로이어는 또, 유럽의 하이브리드 공격 대응과 관련해 독일이 주도적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지리적 위치와 경제력을 고려할 때 독일이 발트해 연안과 북유럽 및 동유럽 최전선을 아우르는 '전략적 접착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독일 국방부는 지난 4월 공개한 군사전략 문서에서 러시아를 최대 위협으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현역 26만 명과 예비역 20만 명 등 병력 46만 명과 장거리 정밀 타격 무기 등을 확보해 2039년까지 독일 연방군을 유럽 최강 재래식 군대로 키우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제2차 세계대전 전범국인 독일이 안보 정세 판단과 유사시 병력 운용 계획 등을 종합한 군사전략을 수립한 건 1955년 연방군 창설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