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간부공무원을 대상으로 '함께 일하고 싶은 공무원'을 추천받으면서 협업 중심의 조직 운영이라는 취지와 달리 공직사회 내부에서는 인맥과 친분이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2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따르면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무안청사와 광주청사에서 '함께 일하고 싶은 공무원'을 추천받는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3급 간부는 함께 일하고 싶은 4급과 5급 공무원을 각각 5명씩, 4급 간부는 3급과 5급 공무원을 각각 5명씩 추천하는 방식이다. 추천자는 대상자의 이름과 추천 이유를 간략하게 작성했으며 별도의 평가 항목은 두지 않았다. 참여는 자율적으로 이뤄졌고 응답자는 실명을 기재했다.
그러나 조직 내부에서는 객관적인 평가 기준 없이 특정 직원을 추천하는 방식인 만큼 업무 성과나 전문성보다 개인적 친분과 인지도, 학연·지연 등이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설문이 사실상 '인기투표'로 변질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통합에 따른 첫 조직개편과 대규모 인사를 앞두고 조사가 이뤄지면서 설문 결과가 실제 인사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를 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직개편과 인사를 앞두고 뒤숭숭한 공직사회에 설문조사까지 더해지면서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부 간부는 설문 참여를 주저하거나 아예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한 공무원은 "누구나 친한 사람과 근무하고 싶어 한다"며 "소통이 잘되지 않고 불편한 사람과 같이 근무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 어떤 사람은 선택받고 어떤 사람은 선택받지 못하는 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공무원은 "많은 공무원이 서로를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결국 개인적인 인맥 안에서 추천할 수밖에 없다"며 "협업을 위한 조사라기보다 자기 라인을 만드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민형배 시장은 과거 광주 광산구청장 재직 당시에도 직원 의견을 인사에 반영하는 방식을 추진했다. 지난 2015년 도시관리국장 승진 인사를 앞두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후보자 적합도와 선호도를 조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당시에도 조직 구성원의 의견을 인사에 반영한다는 취지와 별개로 인지도와 친분 관계가 조사 결과에 영향을 미쳐 '인기투표'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반면 실제 업무 과정에서 소통과 협업이 원활한 직원을 파악해 조직 운영과 인사에 참고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기존 근무평정이나 성과지표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협업 능력과 동료 평가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공무원은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며 "통합 이후 시장이 조직 구성원 개개인을 충분히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직원들의 협업 관계와 업무 역량을 파악해 적재적소에 배치한다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이번 설문을 인사에 직접 반영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향후 조직 운영 등을 판단하는 참고자료로 활용한다는 입장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관계자는 "민형배 시장은 기존 전남도청이나 광주시청에서 근무한 경험이 없어 통합 이후 간부들의 적성과 선호 업무, 함께 호흡을 맞춰 일할 수 있는 직원 등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설문은 누가 좋고 나쁜지를 평가하는 선호도 조사가 아니라 누구와 함께 일했을 때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한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