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생존이 목표였는데' 20살 2년차, 강백호 앞에서 역대 최연소 기록 깨고 두산 최고 해결사로

두산 박준순이 11일 한화와 홈 경기에서 7회말 결승 3점 홈런을 날린 뒤 동료들을 향해 세리머니하는 모습. 두산 베어스

1군 생존이 목표였던 20살 2년차가 어느새 '곰 군단'의 최고 해결사로 떠올랐다. 역대 최연소 두 자릿수 결승타 기록 보유자인 리그 간판 타자 한화 강백호(27)가 보는 앞에서 신기록을 세운 두산 내야수 박준순이다.

박준순은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한화와 홈 경기에서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그러나 1안타가 결승타로 이어진 3점 홈런으로 두산의 6-3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두산은 우완 에이스 곽빈의 6이닝 10탈삼진 2피안타 1볼넷 무실점 역투와 6회 양의지의 1점 홈런 등으로 3-0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곽빈이 물러난 7회초 강백호의 1점, 채은성의 2점 홈런 등 한화가 동점을 만들었다. 묘하게 분위기가 바뀔 수 있는 상황.

하지만 박준순이 흐름의 변화를 허락하지 않았다. 1번 김대한의 2루타, 2번 박지훈의 투수 강습 안타로 만든 1사 1, 3루 기회. 박준순은 최근 한화의 필승 카드 장유호의 초구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시속 135km 높게 몰린 슬라이더를 통타, 무려 시속 174.6km의 속도로 130m나 날아나 관중석 최상단을 때렸다.

경기 후반 터진 박준순의 한 방으로 승기는 완전히 두산 쪽으로 기울었다. 정신을 차린 두산 불펜은 8회 일본 좌완 다카다 다쿠토가 1이닝 무실점으로 데뷔 첫 홀드를 올렸고, 9회 마무리 이영하가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17세이브째를 따냈다.

결승 3점 홈런 장면. 두산 베어스


박준순의 홈런은 결승타로 기록됐다. 시즌 10번째 결승타로 박준순은 20세 29일로 2019년 강백호의 20세 1개월 최연소 두 자릿수 결승타 기록을 경신했다. 그 뒤를 KIA 김도영(20세 9개월 15일), 한화 김태균(21세 2개월 19일), 문현빈(21세 3개월 5일), 두산 김현수(21세 7개월 24일), 넥센 김하성(21세 10개 월5일), 키움 이정후(21세 11개월 11일)가 잇는다. KBO 리그를 대표하는 쟁쟁한 스타들의 반열에 박준순도 이름을 올린 것.

이날 3타점을 추가한 박준순은 시즌 53타점으로 양의지를 1개 차로 제치고 팀내 1위에도 올랐다. 올해 부상 등으로 69경기만 뛰고도 98경기를 소화한 양의지를 넘었다. 올해 박준순은 득점권 타율이 3할6푼1리로 주전들 중 김민석(3할8푼8리) 다음이다.

그만큼 기회에 강한 면모를 보인 셈. 이에 박준순은 "클러치 상황에 집중력이 더 생기고 공도 잘 보인다"면서 "찬스에서 흥분하는 스타일이라 타석에 들어갈 때는 최대한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결승타 기록에 대해서는 "중요한 상황에 기회가 자주 찾아와 덕분에 결승타가 많아진 것 같다"고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날 홈런에 대해서는 환하게 웃었다. 박준순은 "타구 속도가 시속 175km는 처음인데, 올해 친 16개 홈런 중 가장 손맛이 좋았다"면서 "원래 직구를 노리고 있었는데 (변화구가) 높게 와서 쳤고,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이진영 코치님이 이번에도 못 치면 알아서 하라고 하시더라"고 귀띔했다.

박준순이 경기 후 인터뷰를 마치고 남은 시즌 선전을 다짐하는 모습. 노컷뉴스


올해 박준순은 타율 3할3푼2리 92안타 16홈런 53타점 41득점을 기록 중이다. 그럼에도 91경기를 뛴 지난해를 넘어섰다. 1라운드 6순위 계약금 2억6000만 원을 받고 입단한 박준순은 지난해 타율 2할8푼4리 80안타 4홈런 19타점 34득점을 기록했다.

주전 내야 경쟁이 치열했기에 박준순의 올해 목표도 "1군에 계속 남아 있는 것"일 정도로 소박했다. 그러나 개막 후 4월까지 26경기 타율 3할6푼5리 3홈런 19타점으로 중심 타자 역할을 해냈고, 5월 부상으로 주춤했지만 6월 복귀 이후 30경기 10홈런 26타점으로 두산의 반등을 이끌고 있다.

박준순은 오는 9월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대표팀 합류 전 20홈런 여부를 묻자 "초반부터 홈런 목표는 없었고, 치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전형적인 거포가 아닌데 홈런을 치는 게 신기하다"고 쑥스럽게 웃었다. 이어 "계속 경기에 나갈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팀 분위기가 좋은 만큼 올라갈 수 있는 곳까지 계속 올라가는 게 목표"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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