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뉴스 댓글 활동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한 결과, 외국 연계 활동이 의심되는 계정 2만3998개가 분류됐다. 이들 계정의 댓글에서는 대한민국과 진보·보수 양쪽 정치인을 비난하며 사회적 갈등을 키우는 활동 패턴이 나타났다.
카이스트(KAIST)는 문화기술대학원 이원재 교수와 전산학부 차미영·오혜연 교수 연구팀이 독일 막스플랑크 보안·정보보호연구소 토르스텐 홀츠 교수와 함께 외국 연계 영향력 활동 의심 계정과 댓글을 분석하는 AI를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팀은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앞서 식별한 외국 연계 계정 70개를 출발점으로, 이들과 팔로우 관계로 연결됐거나 같은 기사에 댓글을 작성한 이용자까지 분석 범위를 넓혔다. 2006년 4월부터 2025년 3월까지 네이버 뉴스에 작성된 댓글 1억1265만여 건이 분석에 활용됐다.
AI는 댓글의 표현과 맥락, 비난·찬양 같은 도덕적 감정과 그 대상을 분석한다. 계정 판별에는 기존 의심 계정과의 팔로우 관계와 동일 문구 반복 비율, 댓글 활동량, 이용자 반응 등 24개 특징이 사용됐다.
연구팀은 기존 의심 계정 70개와 수작업으로 선별한 일반 계정 81개를 이용해 모델을 학습·검증했다.
AI가 의심 대상으로 분류한 계정은 2만5381개였다. 연구팀은 이 가운데 의심 댓글이 한 건도 탐지되지 않은 1383개를 제외한 2만3998개를 최종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다만 이들 계정이 실제 외국 정부나 기관에 의해 운영됐다고 확인된 것은 아니다. 연구팀 역시 2만3998개 계정은 독립적으로 검증된 외국 행위자가 아니라 AI가 외국 연계 활동 가능성이 있다고 분류한 예측값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이들 계정과 기존 의심 계정 70개의 댓글 활동을 분석한 결과, 외국이나 우호 세력을 직접 찬양하기보다 한국과 한국 사회를 비난하는 활동이 두드러졌다.
특히 이용자 반응 중 '좋아요' 비율이 100%인 한국 비난 댓글을 분석한 결과, 주요 비난 대상 10개 가운데 7개가 국내 정치인이었다. 전·현직 대통령을 비롯해 진보·보수 양쪽 주요 정치인이 포함됐다. 이는 분석 대상 전체에서 양쪽 정치인이 주요 표적으로 나타났다는 의미로, 개별 계정이 두 진영을 모두 공격했다는 뜻은 아니다.
선거 전후에는 새롭게 관측된 의심 계정도 늘었다. 대선·총선·지방선거 전후 30일이 포함된 주간에 처음 댓글이 포착된 의심 계정은 주당 평균 34.19개로, 비선거 기간 22.61개보다 약 51% 많았다.
다만 같은 기간 새로 관측된 일반 이용자도 24% 증가했다. 신규 이용자 가운데 의심 계정 비율은 비선거 기간 0.82%에서 선거 기간 0.91%로 소폭 높아졌다. 따라서 의심 계정 증가만으로 선거 개입이나 조직적 동원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원재 교수는 이 기술이 선거처럼 사회적 갈등이 커지는 시기에 우선적으로 살펴볼 메시지를 선별하는 기준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