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들 남긴 100년 긍지…후배들 이어가는 '그날의 함성'

[나는 독립유공자학교를 다닌다③]

지난해 열린 '광복음악회'에서 독립유공자 김용중 지사의 손녀인 김성희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이사가 학생들과 함께 애국가를 제창하고 있다. 충남교육청 제공

▶ 글 싣는 순서
① '초등학생'들도 거리로…105년 후 '독립유공자학교'로 기록되다
② '내 나라는 찾았지만 가족은'…모교로 돌아온 5개의 훈장[영상]
③ 선배들 남긴 100년 긍지…후배들 이어가는 '그날의 함성'
(계속)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한복을 입고 학생들과 함께 무대에 오른 노년의 여성은 애국가를 부르다 끝내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금산중앙초등학교 출신 독립유공자 김용중 지사의 손녀, 김성희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이사였다.
 
김용중 지사는 미국에서 외교와 언론 활동을 통해 독립운동에 이바지했다. '워싱턴포스트'지에 한국의 독립을 요구하는 기고문을 싣기도 했다.
 
김 지사의 모교인 금산중앙초등학교는 지난해 '독립유공자학교'로 지정돼, 그 뜻을 기억하고 이어가기 위한 노력이 학교 현장에서 펼쳐지고 있다.
 
이날 김성희 이사가 논산동성초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올랐던 무대는 충남교육청이 지역 독립유공자들을 잊지 않고 그 희생을 기리기 위해 마련한 '광복음악회'의 한 장면이었다.
 
충남지역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들이 합창과 연주, 무용 등으로 직접 참여한 이 음악회는 일제강점기 전후로 독립운동가와 민중이 불렀던 노래 중 충남의 역사적 특색을 반영한 곡들로 구성돼 의미를 더했다.
 
지난 1월 독립유공자학교 현판식이 열린 홍성초등학교. 충남교육청 제공

그런가 하면 홍성초등학교에서는 선배 독립유공자인 최덕휴 지사의 공적을 기리고 이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그리기 대회가 열렸다.
 
홍성공립보통학교(현 홍성초등학교)를 졸업한 최덕휴 지사는 미술 공부를 위한 일본 유학 중 일본군에 강제 편입됐다 탈출해 한국광복군에서 항일운동을 펼쳤다.
 
광복 후에는 미술 활동에 전념했으며 홍성고 미술 교사와 경희대 사범대학장 등을 역임하며 후학을 양성하기도 했다. 홍성초 학생들은 '미술'을 매개로 최 지사의 삶을 돌아보고 나라 사랑 정신에 깊이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다.
 
충남교육청은 지금까지 지역 독립유공자가 다녔던 학교 27곳을 '독립유공자학교'로 지정했다. 단순히 현판식을 여는 데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독립의 역사와 정통성을 바르게 인식하고 이를 교육 과정에 녹여내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독립기념관과 함께하는 '학교로 찾아가는 역사 교육'도 그 중 하나다. 전문 강사들이 학교 현장을 직접 찾아 3·1운동과 독립군을 주제로 교육을 진행한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독립유공자학교에서 해당 학교 출신 독립운동가를 소개하고, 학생들이 광복 당시의 상황을 체감하고 표현해보는 '참여형 연극'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독립유공자학교인 예산 대흥초등학교의 학생이 만든 태극기 바람개비에 '감사합니다'라는 글귀가 적혀있다. 김정남 기자

오는 9월에는 독립유공자학교 관리자들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연수도 앞두고 있다. 사업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의미를 지니려면 학교 현장의 적극적인 관심과 올바른 인식 또한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독립유공자학교를 추가로 발굴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된다. 지난 2022년 7월 시작된 관련 정책 연구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올해도 독립유공자학교 지정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충남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차재성 장학사는 "잘 알려진 독립유공자뿐만 아니라 드러나지 않은 분들을 알리고, 역사 속 학교의 역할을 조명하며, 아울러 현판식에 유족분들을 모셔 뜻깊은 순간을 함께 나누는 데도 중점을 두고 있다"며 "앞으로도 일회성 현판식에 그치지 않고 이를 교육 과정과 연계해 살아있는 역사 교육으로 나아가려는 방향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 장학사는 "역사에 대한 정책 연구를 이어가며 현장에서 느끼는 또 하나의 고민은, 양면성이 존재하는 역사를 교육할 때 우리의 태도는 어떠해야 하는가라는 점"이라며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알려주고, 학교와 아이들이 함께 판단하고 모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 역시 중요한 교육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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