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주장대로 호르무즈는 미군이 통제하고 있을까

트럼프 "美 대이란 해상 봉쇄, 강철의 벽" 거듭 주장
WSJ "해상의 현실은 다른 이야기를 보여준다"
이란 드론·미사일 공격 우려만으로도 경색
이란전쟁 후 선박 통행량 급감…미군 통항 지원 효과는 '찔끔'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장악하고 통제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주장을 재차 펼쳤다.

이틀 전에도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강조했는데 '침략 전쟁'을 배상하라는 이란의 요청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보인다.

"미군이 완전 장악, 이란은 아무 것도 못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 난 우리가 이것을 계속 유지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는 모든 이들에게 '강철의 벽'이라 불리고 있다"(Our Naval Blockade is being called, by everyone, "A WALL OF STEEL")며 "이란은 이에 대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란에는 해군도, 공군도 없다. 남아 있는 병사들은 급여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궤멸해 도주하고 있다. 그들의 지도부는 좋게 말해도 불확실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경제적 압박을 이어가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란)에게는 돈도 없다. 나라가 망가졌다"며 "그들에게 남은 것이라곤 가짜뉴스와 300%의 인플레이션뿐이며, 상황은 더욱 나빠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 전에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는 유일한 곳은 미 해군"이라며 "우리는 지금까지 틀림없이 작동한 철벽 봉쇄선을 갖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 "조금 복잡한 것은 그들(이란)이 가끔 기뢰를 (해협에) 떨어트리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기뢰를 찾아내고 있다. 해협 모든 곳을 소해(掃海·기뢰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당시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의 심각성을 축소하려는 명백한 의도로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돼 있다고 허위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은 전쟁 발발 이래 사실상 폐쇄된 상태"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WSJ, 이란의 제한적 드론·미사일 공격만으로도 불안감 높아져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거듭 밝히는 이유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전제조건으로 '침략 전쟁 피해 배상' 등을 요구하자, 이를 선제적으로 배격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미 개방돼 있어 이란 측 주장은 무의미하다'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대응인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 장악' 발언에 대해 "해상의 현실은 다른 이야기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WSJ이 인용한 선박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이란전 개시 전 하루 평균 130척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지만, 전날에는 14척에 그쳤으며 이 가운데 11척은 이란이 관리하는 항로를 이용했다.

지난 6월에도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량은 하루 평균 33척, 7월은 하루 26척에 불과했다.

이란은 선박에 대한 제한적인 드론·미사일 공격만으로 해운사와 보험사 등의 불안감을 키워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운항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의 레이철 짐바 선임연구원은 "이란은 실질적인 물리적 위험이라는 공포 요소를 이용해 어느 정도의 통제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선박들이 이란의 공격을 우려해 미 해군이 보호하는 오만 연안 항로 이용을 꺼리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선박 추적 업체 켈퍼에 따르면 이달 들어 해협을 지난 선박 중 약 절반이 이란이 관리하는 항로를 선택했다.

나머지 절반은 해협을 통과할 때 위치 신호기를 끄고 항로를 공개하지 않았다. 166건의 해협 통과 사례 중 미군이 지원하는 오만 연안 항로를 이용한 것으로 확인된 건 2건에 불과했다.

해상 위험 대응 기업 마리스크스의 디미트리스 마니아티스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오만 남부 항로는 신뢰할 수 있게 보호되는 통행로로 간주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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