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 이력 없이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를 임대 중인 1주택자는 내년부터 전세대출보증을 받을 수 없게 된다. 타인의 임차보증금을 주택 매입자금으로 활용하는 갭투자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금융위원회는 13일 부동산 금융 종합대책에서 내년 1월 1일부터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를 보유한 1주택자 가운데 해당 주택을 임대 중이고 본인·배우자 모두 실거주한 적 없는 경우 전세대출보증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현재 다주택자와 투기·투과지역 아파트(3억원 초과) 취득자에 한해 전세대출보증을 제한하던 것을 '투기적 목적의 비거주 1주택자'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규제 대상이 되려면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①수도권·규제지역 내 아파트를 보유한 1주택자(부부합산 기준) ②해당 주택을 임대차 중인 경우(단, 가족에게 임대하는 경우 제외) ③본인과 배우자 모두 해당 주택에 실거주한 적이 없는 경우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실거주 이력 기준을 명확히 했다. 그는 "본인이나 배우자가 해당 주택에 주민등록을 이전한 이력이 단 한 번이라도 있으면 규제 대상에서 빠진다"며 "교육 목적이든 부모 봉양 목적이든 이유와 관계없이 주소 이전 이력이 있으면 규제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규제 대상 규모에 대해서는 "현재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 관련 전세대출을 받고 있는 분들이 약 9조3천억원(6만건) 규모"라고 밝혔다. 다만 "그분들이 실제로 얼마나 그 집에 산 적이 있는지 없는지를 파악하기 어렵다"며 정확한 규제 대상 규모를 추정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규제 대상이 되더라도 예외적으로 전세대출이 허용되는 경우도 있다. 법적 의무로 실거주가 어려운 경우, 임대인의 보증금 미반환 등으로 전세대출 상환이 어려운 경우, 은행 여신심사위원회가 합리성을 인정하는 경우 등이다. 신 사무처장은 "개별 구체적인 상황을 정부가 다 알 수는 없는 만큼 여신심사위원회가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하면 융통성 있게 대응할 수 있도록 명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1주택자의 전세대출 보증비율도 낮아진다. 현행 수도권·규제지역 80%, 그 외 90%에서 내년 1월 1일부터 수도권·규제지역 70%, 그 외 80%로 각각 10%포인트 줄어든다. 무주택자의 경우 현행과 동일하게 유지된다.
투기적 대출수요를 차단하기 위한 추가 조치도 함께 나왔다. DSR 소득산정 기준도 합리화된다. 성과급 등 일시적 소득 급증으로 대출을 과도하게 받는 것을 막기 위해 소득상승률이 20%를 초과하면 최근 2년 평균, 30%를 초과하면 최근 3년 평균소득으로 산정하도록 내년 1월부터 바꾼다.
주담대 자본규제도 강화된다. 고액·고DSR, 고가주택·고LTV 등 고위험 주담대 유형을 확대하고 위험가중치를 높인다. 아울러 가계부채·GDP 비율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은행별로 주담대 비중 등에 따라 추가 자본적립 의무를 부과하는 가계부문 시스템리스크 완충자본(SSyRB)도 내년 1월부터 도입한다. 6개월간 시범운영 후 2027년 하반기부터 정식 적립의무를 부과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