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스캠범죄, 캄보디아 옥죄니 아프리카까지 번졌다

올해 전반기 동남아 초국가범죄 연루 한국인 수, 이미 지난해 넘어서
캄보디아 스캠피해 한국인은 94% 급감…풍선효과·공조강화 영향

캄보디아에서 스캠(사기), 인질강도 등에 가담한 한국인 범죄 조직원 73명이 지난 1월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돼 수사기관으로 압송되고 있다. 류영주 기자

지난해 동남아 스캠범죄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단속에도 올해 동남아 각국에서 초국가범죄로 적발된 한국인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캄보디아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초국가범죄 조직들이 인근 동남아 국가를 넘어 중앙아시아, 중동과 아프리카 등지까지 진출하는 풍선효과도 나타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13일 외교부에 따르면, 최근 우리 국민이 초국가범죄에 가담했다가 적발된 사건은 동남아 전역에서 크게 증가했다.
 
올해 전반기(1월~6월) 캄보디아에서 초국가범죄에 연루된 우리 국민은 187명으로, 지난해 검거된 188명에 육박한다. 베트남에서는 작년 검거된 우리 국민이 50명이었지만, 올해 전반기에는 벌써 117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태국에서도 올해 전반기 70명이 검거돼 작년 검거 수(67명)를 넘어섰다.
 
반면 우리 국민이 캄보디아 내 스캠 관련 범죄에 연루돼 감금 피해를 입은 사건 수는 작년 동기 대비 225건에서 14건으로 약 94% 급감했다. 지난해 캄보디아 스캠범죄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총력 대응과 국제 공조 강화의 효과다.

최근 동남아 스캠 범죄는 적극적인 단속이 이뤄지는 주요국 내에서도 비교적 감시가 느슨한 국경지역 및 지방 소도시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대규모 스캠단지가 철퇴를 맞으면서 소규모 점조직 형태로 지방 소도시에 숨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 국민의 초국가범죄 혐의자가 대폭 증가한 것은 풍선효과의 증거라고 볼 수 있는 동시에 우리 정부와 해당국 정부 간 초국가범죄 확산을 막기 위한 공조가 강화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고령의 우리 국민이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스캠범죄와 연관된 피해를 입는 사례도 지속 보고되고 있다.
 
작년 12월에는 80대 남성이 아프리카에서 중동으로 이동하던 중 공항에서 마약 밀수 혐의로 체포, 구금됐다. 이 남성은 유엔 직원을 사칭한 사람의 제안을 받고 문서 가방을 전달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에는 아프리카의 한 국가에서 70대 남성이 온라인에서 알게 된 여성으로부터 선물 전달을 요청받고 마약이 들어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가방을 전달받은 사례도 전해진다.
 
정부는 지난 5월 초국가범죄 대응 공관장 그룹을 신설해 각 공관들이 주재국 내 주요 동향을 공유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전 세계 어느 곳이든 일정한 여건이 갖추어진 곳은 초국가범죄 조직의 거점이 될 수 있다"고 위험성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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