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맞은 이찬진 체제 1년…레버리지·이전설에 '뒤숭숭'

이찬진 금융감독원 원장. 윤창원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1주년을 기자회견 없이 조용히 맞는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전면에 내세우며 단행한 조직개편, 불공정거래 조사 강화 등 성과에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투자 상품발(發) 증시 변동성 수습 등 과제가 부담이 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 원장은 취임 1주년을 맞는 이달 월례 기자간담회를 생략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금융감독의 패러다임을 '사후구제'에서 '사전예방'으로 전환하고 금융소비자 친화적 금융환경을 조성했다는 점을 이 원장 취임 후 주요성과로 소개했다.

금감원은 지난 1월 하나의 분과로 있던 금융소비자보호처를 원장 직속 소비자보호총괄 부문으로 재편하고 금감원 업무 전반에 대한 총괄 기능을 부여했다. 금융소비자 피해를 보다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구제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취지로, 당초 거론된 금융소비자보호원 신설안이 철회된 뒤 대안으로 이뤄진 조직개편이다.

조사·수사 권한 확대도 주요 성과로 꼽힌다. 지난 4월 금감원 자본시장특사경의 인지수사권이 도입되며 행정조사 중인 중대사건을 강제수사로 신속히 전환할 수 있게 됐다. 지난 6월엔 특징주 기사로 90억원 부당이득을 올린 '선행매매' 사건에 연루된 전·현직 기자와 브로커 등을 구속 송치하며 수사 성과를 내기도 했다.

또 금융위원회·한국거래소와 주가조작·시세조종 등 자본시장 불공정 거래를 신속히 적발·조사·제재하기 위한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을 출범, 증권사 고위 임원의 공개매수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 등을 검찰에 고발하며 존재감을 과시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앞으로도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인식을 자본시장에 각인시킬 수 있도록 중대한 불공정거래를 특사경 수사로 적극 전환해 조사하고 '원스탑' 처리를 통해 엄중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글로벌 인공지능(AI)·반도체 기술개발 관련 기업 실적 상승에 힘입어 급등기를 맞은 국내 증시에 변동성을 키운 주범으로 지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투자 상품 출시 악재를 수습하는 문제는 금융당국 수장 모두에게 취임 후 최대 난제 중 하나로 떠올랐다. 관련해 이찬진 원장은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환율 관련 주말에 툭하면 회의하곤 했는데, 그때 급하게 준비한 건 맞는 것 같다"며 "그때 주식시장이 상당히 올라왔던 상태여서 우려를 많이 했다. (…) 저희 권한이 증권신고서 수리한 상태에서는 다른 현실적 방안이 없어서 어떻게든 그때 드러누워서 막았어야 하나 개인적으로 반성하는 상황"이라고 속내를 털어놓은 바 있다.

은행권의 상장지수펀드(ETF) 상품 판매 급증 등 변화하는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과제도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1~5월 주요 6개 은행의 ETF 판매액이 64조원 수준으로 늘며, 은행권은 신탁수수료 수익 5864억원을 올렸다. 은행권의 올해 5월 ETF 신탁수수료 수익은 1036억원으로, 지난해 12월(102억원) 대비 10.2배 뛰었다. 금감원은 이달~내달 중 ETF 신탁 판매은행에 대해 수수료 설명의무 준수여부를 중심으로 검사를 실시하고, 업계·협회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제도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르면 이달 발표될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 관련 본원 이전설도 제기돼 조직 내부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이찬진 원장은 금감원의 원주·세종 등 이전설과 관련해 "감독기구가 현장을 떠난다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2026. 3. 26. 기자간담회), "공사판 현장감독이 떠나서 어딜 가겠다는지 문제의식은 지금도 유효하다"(2026. 6. 22. 기자간담회) 등의 입장을 밝혀 왔지만, 지방 이전 및 조직 분리 이전 가능성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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