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은 쉬워졌고, 말은 많아졌다. 하루에도 수없이 메시지를 보내고, 뉴스를 공유하고, 댓글을 단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된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더 쉽게 화내고, 더 빨리 편을 가르고, 더 깊이 외로워진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로 디지털 기술이 인간의 사고를 어떻게 바꾸는지 짚었던 니콜라스 카는 신간 '슈퍼블룸'에서 소셜미디어와 인공지능(AI)이 만든 '소통 과잉'의 문제를 다룬다.
책의 질문은 쉽다. 의사소통이 많아지면 우리는 정말 더 잘 이해하게 될까. 카의 답은 부정적이다. 정보가 너무 빠르게 흐르면서 사람들은 읽고, 따져보고, 생각할 시간을 잃었다. 말은 많아졌지만 이해는 오히려 줄었다는 것이다.
소셜미디어는 이 변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공간이다. 카는 소셜미디어가 인간의 욕망을 억누르기 때문에 강한 것이 아니라, 인정받고 싶고 반응을 얻고 싶은 마음을 너무 잘 건드리기 때문에 강하다고 본다. 플랫폼은 우리가 무엇을 보고, 누구에게 화내고, 어떤 방식으로 말할지를 계속 유도한다.
그 결과 연결은 늘었지만 신뢰는 얇아졌다. 소통은 벽을 허무는 도구가 아니라, 때로는 새로운 벽이 됐다. 늘 접속돼 있는 사람일수록 더 쉽게 흔들리고, 더 쉽게 분류되고, 더 쉽게 조종당할 수 있다는 경고도 이어진다.
책은 거대 언어 모델과 플랫폼 권력이 소수에게 집중되는 현실도 짚는다. 공공의 대화 공간이 기업과 알고리즘의 규칙에 따라 움직일 때, 민주주의와 인간의 판단력은 어떤 영향을 받을까.
책은 잠시 멈춰 생각할 시간, 화면 밖 현실의 감각, 내가 지금 무엇을 선택하고 있는지 스스로 묻는 힘을 이야기한다. 카는 "자기 신조에 따라 살지 않으면, 결국 다른 사람의 신조나 컴퓨터의 코드에 따라 살게 된다"고 꼬집는다.
니콜라스 카 지음 | 구세희 옮김 | 상상스퀘어
천체망원경으로 별을 보면 영화처럼 거대한 별의 표면이 눈앞에 펼쳐질까. 의외로 그렇지 않다. 태양을 제외한 별은 아무리 들여다봐도 대부분 '점'처럼 보인다. 천문대에서 직접 별을 보고도 실망하는 사람이 생기는 이유다.
'처음 만나는 별과 우주'는 25년 동안 시민천문대에서 사람들과 함께 별을 관측해 온 저자가 밤하늘을 처음 만나는 독자들을 위해 쓴 천문학 입문서다.
책은 별을 '잘 보는 법'보다 별을 '이해하는 법'에 초점을 맞춘다. 망원경 앞에 서기 전 별이 무엇인지, 행성과 항성은 어떻게 다른지, 별은 어떻게 태어나고 사라지는지, 은하와 우주는 얼마나 큰지부터 차근차근 설명한다.
저자는 많은 사람이 우주를 좋아하지만, 정작 천문학의 기본 개념을 배울 기회는 많지 않다고 본다. 스페이스X, 우주 영화, '코스모스' 같은 콘텐츠로 관심은 커졌지만, 밤하늘을 읽는 기초 언어는 여전히 낯설다는 것이다.
책의 장점은 비유다. 태양과 지구의 크기 차이는 밥알 한 톨과 130만 톨로 설명하고, 별이 많은데도 밤하늘이 어두운 이유는 잠실실내체육관에 풀어놓은 반딧불이로 풀어낸다. 지구에서 명왕성까지 자동차로 간다면 단군이 고조선을 세울 때 출발해도 아직 도착하지 못한다는 식이다.
천체망원경에 대한 오해도 바로잡는다. 망원경은 별을 크게 확대해 보여주는 장치라기보다 빛을 모으는 도구에 가깝다. 더 큰 망원경을 만든다는 것은 단순히 더 멀리 보는 일이 아니라, 더 오래된 우주의 빛을 받아들이는 일이기도 하다.
책은 지구에서 태양계로, 태양계에서 은하계와 우주로 시선을 넓혀간다.
강봉석 지음 | 지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