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가 13일 법무부 감찰위원회 징계 심의를 받았다. 박 검사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의 규정 위반 등으로 징계가 청구됐다. 그는 심의를 마친 뒤 "이미 다 결과가 정해진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반발했다.
법무부는 이날 오후 2시쯤 감찰위를 열고 박 검사에게 대북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의 직무상 의무 위반과 업무시간 중 페이스북 이용, 국민의힘 단독 청문회 참석 등 징계 사유에 대한 소명을 들었다.
박 검사는 오후 4시 30분쯤 감찰위 심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할 말이 있으면 하라'는 식이어서 말한 시간이 총 10분도 되지 않을 것"이라며 "감찰을 담당한 검사들도 전혀 반박하지 않아 이미 다 결과가 정해진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위원들이 징계가 청구된 내용을 정확히 숙지하고 있는지 의문마저 들었다"며 "절차 왜곡에 대해서는 법무부 감찰관실에서 책임져야 할 것이다. 분명한 범죄"라고 했다.
박 검사는 감찰위 심의를 마친 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이날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변호인이었던 서민석 변호사와의 통화 녹취를 처음 들었다고 밝혔다. 해당 녹취는 서 변호사가 지난 3월 공개적으로 제기한 허위 진술 강요·형량 거래 의혹의 근거가 된 자료다.
그는 해당 글에서 "다 듣고 나니 제가 지금까지 설명드린 대화의 맥락이 모두 확연해졌다. 녹취된 대화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내용이었다"며 "왜 지금까지 그 누구도 전체 녹취파일을 공개하지 않았는지 그 이유가 밝혀진 것"이라고 적었다.
구체적으로 박 검사는 서 변호사가 먼저 선처를 요구했고 자신은 이를 거절하는 취지의 대화였다는 입장이다. 박 검사는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반드시 전체 녹취파일이 공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4월 대북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의 직무상 의무 위반과 수사 공정성에 의심이 가는 언행 등을 이유로 박 검사의 직무를 정지했다.
이후 대검찰청은 지난 5월 감찰위원회 심의를 거쳐 박 검사에 대해 중징계인 정직 2개월을 법무부에 청구했다. 대검은 박 검사가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인에게 다른 사건 수사를 언급하며 자백을 요구하고, 수용자를 조사하면서 수사 과정 확인서를 작성하지 않은 점 등을 징계 사유로 판단했다.
다만 이른바 '연어 술파티' 의혹과 관련해 관리 소홀로 술이 반입·제공되는 것을 막지 못했다는 부분은 징계 사유에 포함되지 않았다.
박 검사는 업무시간 중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상부에 서면보고 없이 국민의힘 단독 청문회에 참석한 점 등을 이유로 추가 징계도 청구된 것으로 알려졌다.
감찰위는 이날 두 징계 사안을 함께 검토했다. 감찰위가 징계를 권고하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는 검사징계위원회에서 최종 징계 수위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