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 놀이' 환경미화원에 갑질한 전 양양군 공무원 항소심도 실형

지난해 12월 5일 오춘천지법 속초지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양양군청 7급 공무원 A씨가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를 쓴 채로 법정을 나오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함께 일하던 환경미화원들에게 이른바 '계엄령 놀이' 등을 하며 상습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을 일삼은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강원 양양군 공무원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강릉지원 형사1부(이배근 부장판사)는 지난 13일 강요와 상습폭행, 협박, 모욕 등의 혐의로 전 양양군 소속 7급 운전직 공무원 A(40대)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지휘·감독 관계에 있는 사회적 약자인 피해자들을 상대로 장기간에 걸쳐 범행을 저질렀고, 인격적 모멸감을 느끼도록 하는 등 범행의 중대성이 크다"며 "여러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고 지인들이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으나, 피해자들은 이 사건으로 인한 정신적,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고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양측의 의견과 자료 등을 고려할 때 원심의 형을 변경할 만한 사정이 없다"며 "여러 양형 자료를 검토해보면 원심이 적절하다고 판단된다" 덧붙였다.

앞서 A씨는 사실상 지휘 관계에 있던 20대 환경미화원 3명(공무직 1명, 기간제 2명)을 상대로 강요와 협박을 일삼고, 모욕 행위를 반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특정 주식이 오를 때까지 비상계엄을 선포한다", "내 말을 안 들으면 제물로 바쳐 밟아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하며 피해자 1명에게 이불을 덮고 엎드리게 한 뒤, 다른 동료들에게 이를 발로 밟게 하는 이른바 '멍석말이' 폭행을 지시했다.

또한 "주가 상승을 위해 빨간 속옷을 입어야 한다"며 피해자들에게 빨간색 속옷 착용 여부를 강제로 보여주게 하는 행위를 반복했고, 특정 주식을 매수하도록 강요한 혐의도 있다.

이와 함께 담배꽁초 투척, 비비탄 총발사, 불이 붙은 성냥 투척, 물 분사, 발로 차는 행위 등 다양한 방법으로 수십 차례 상습 폭행하기도 했다. A씨는 쓰레기 수거차를 운전하며 "다 같이 죽자. 보험금 5천만 원 나온다"며 운전대를 급히 틀어 위협한 혐의와 다른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피해자를 향해 "저 XX를 보면 밥맛이 떨어진다" 등의 모욕적인 발언을 한 혐의도 받는다.

이와 관련해 1심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의 횟수, 수법 등에 비춰 보면 죄질이 좋지 않고 비난 가능성이 큰 점, 피해자들은 신체적 고통은 물론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들은 피고인의 업무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은 불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며 "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하지만 검찰과 피고인 모두 양형이 부당하다며 항소했고, 검찰은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피해자들이 장기간 지속적인 피해를 입었고 현재까지도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원심 구형과 같은 징역 5년을 구형했다.

한편 A씨는 형사재판과 별도로 양양군의 파면 처분에 불복해 소청을 제기했으나 지난달 강원도 소청심사위원회에서 기각돼 파면 처분은 유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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