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위를 확보하려고 교량을 높이다 보니 주변 상가와 주택이 상대적으로 낮아졌습니다. 주차와 접근성이 나빠지고, 비가 오면 배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주민들의 걱정이 컸습니다."
경기도의회 이혜원(국민의힘·양평2) 의원이 말하는 '책임 있는 정치'는 거창한 구호보다 현장에서 시작한다. 주민이 불편을 호소하면 직접 찾아가 문제를 확인하고, 행정과 주민 사이의 간극을 좁혀 정책과 예산으로 해법을 찾는 방식이다.
최근 양평 흑천 수해상습지 개선사업 과정에서 불거진 교량 설치 민원이 대표적이다. 홍수에 대비해 교량을 높이는 과정에서 인근 상가와 주택의 접근성과 주차·배수 문제가 새롭게 불거졌다.
이 의원은 집행부와 설계사, 주민들과 함께 현장을 돌며 해법을 찾았다. 주차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도로 구조를 조정하고, 차량 회차 공간과 배수 위치, 성토 높이 등을 하나씩 논의했다.
"주민들은 '10m만 뒤로 가면 주차가 편하다', '전봇대 쪽을 조금만 넓히면 회차가 가능하다'는 구체적인 의견을 주셨습니다. 설계사도 함께 현장을 보면서 한쪽을 줄이고 다른 쪽을 늘리는 식으로 조정안을 찾아 조금씩 간극을 좁혀갔습니다."
아직 끝난 일은 아니다. 오는 9월쯤 준공을 앞두고 있지만 공사 이후 또 다른 불편이 생길 가능성까지 살펴보겠다는 게 이 의원의 생각이다.
이 같은 '현장 정치'는 재선으로 12대 경기도의회에 입성한 이 의원이 가장 강조하는 의정활동 원칙이기도 하다.
"지난 의정활동을 경험해 보니 정책이 현장과 동떨어져 있거나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주민들이 체감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담고 예산에 반영해 주민들이 실제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의정활동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더 커졌습니다."
도시환경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가장 먼저 풀어야 할 현안으로는 양평의 '물 불균형'을 꼽았다. 수도권 주민들의 식수원 보호를 위해 각종 규제를 감내하고 있지만 정작 양평 주민들의 상수도 보급률은 81~82% 수준으로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 가장 낮고, 수도요금 부담은 가장 높다는 것이다.
가구가 넓게 분산돼 배관 설치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낮은 재정자립도로 인해 양평군 자체 재원만으로 해결하기도 어렵다는 게 이 의원의 진단이다.
"식수원을 보호하면서도 정작 깨끗한 물을 먹지 못하는 불균형은 반드시 해결해야 합니다. 현행 조례상 경기도가 상수도 사업비의 50%까지 지원할 수 있는 만큼 규제로 희생해온 지역에는 최대한 지원해야 합니다. 이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국민의힘 정책수석부대표를 맡은 이 의원은 경기도의 어려운 재정 여건 속에서도 '민생 예산'만큼은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방채 자체보다는 뚜렷한 목적과 상환 계획 없이 부족한 재원을 메우기 위해 빚을 내는 방식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재정은 단순히 세입·세출 숫자의 문제가 아닙니다. 주민들이 직접 겪는 민생 예산은 지키되 공약 실현이나 보여주기를 위한 정책은 더 엄중하게 따져야 합니다. 특히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역은 국·도비가 줄면 그 피해가 곧바로 주민들의 삶으로 이어집니다."
다음은 이혜원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Q. 재선으로 12대 경기도의회에 입성했다. 새로운 목표가 있다면?
주민들께서 "새로 시작하니까 열심히 해"라고 많이 말씀해 주시는데, 솔직히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보다 책임감이 더 막중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현장에 있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정책에 잘 담고 예산에 반영하려면 현장을 많이 찾아야 하고, 그만큼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의정활동을 펼쳐야 한다는 책임감이다.
지난 의정활동을 경험해 보니 정책이 현장과 동떨어져 있거나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주민들이 체감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런 부분을 보완할 수 있도록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책임 있는 정치를 하겠다는 생각으로 의정활동에 임하고 있다.
Q. 기억에 남는 현장 사례가 있다면?
많은 일들이 생각나지만, 결국 주민들의 생활 민원에 귀 기울이고 그 목소리를 경기도의 정책과 예산에 반영하는 일들이다. 그것이 이어졌을 때 주민들이 "아, 이혜원이 함께하고 있구나"라고 느끼시더라.
최근에는 흑천 수해상습지 개선사업의 교량 설치 과정에서 공사와 주민 입장 사이에 간극이 컸다. 집행부, 주민들과 함께 현장을 직접 보고 조율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간극이 좁혀졌다. 앞으로도 정담회나 간담회 같은 형태로 주민들과 소통을 많이 하려고 한다.
Q. 흑천 교량 민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었나.
7월에 있었던 일이다. 홍수위 확보를 위해 교량을 높이다 보니 인근 상가와 주택의 지대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주차 문제가 생기고, 식당을 이용하는 분들의 접근성이 불편해졌고, 주택가는 비가 오면 배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집행부, 주민들과 함께 현장을 한 군데 한 군데 다 돌았다. 주민들은 "10미터만 뒤로 가면 주차가 편할 텐데", "전봇대 쪽을 조금만 더 넓히면 회차가 될 텐데" 하는 요구를 하셨고, 설계사도 현장에 함께 나와 "이쪽을 줄이는 만큼 저쪽을 늘리면 해소되지 않겠나" 하는 조정안을 찾았다. 배수 위치, 성토 높이, 다른 주택과의 형평성 문제도 현장에서 같이 논의하며 간극을 좁혀 나갔다.
9월쯤 준공 예정인데, 다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준공 이후까지도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기 때문에 끝까지 함께 살펴봐야 할 사안이다.
Q. 도시환경위원회에서 다뤄야 할 주요 현안은?
양평은 수도권 식수원 보호를 위해 많은 규제와 어려움을 겪어 왔다. 그럼에도 정작 깨끗한 물을 먹을 수 없는 주민들이 너무 많다. 현재 경기도의 상수도 보급률이 98% 정도인데 양평은 81~82% 수준이다. 31개 시군 중 가장 낮은데, 수도요금은 가장 높게 내고 있다. 이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도시환경위원회에서 역할을 많이 해야 한다.
상수원보호구역이나 팔당특별대책지역처럼 규제를 받는 경기 동북부권이 함께 해당될 수 있는 문제인데, 지금 상수도 사업 보조율이 7대 3으로 경기도가 30%만 부담하고 있다. 조례에 근거하면 50%까지 지원할 수 있다. 불균형 해소를 위해서는 조례에 근거한 최대치라도 지원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번 업무보고 때도 언급했고, 지속적으로 주민들의 의견을 전달하겠다. 식수원을 보호하면서도 깨끗한 물을 먹지 못하는 불균형은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또 하나는 지방정원 1호인 세미원의 국가정원 지정 문제다. 양평에 많은 분들이 오시는 이유가 좋은 자연환경을 관광자원화해 함께 누리기 때문인데, 국가정원으로 가는 과정에도 도시환경위원회가 함께해야 한다.
또 도시환경위원회는 주거와 환경 등 주민 실생활과 가장 밀접한 상임위다. 주거 약자 대상을 확대해 주거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문제, 기후환경에 대비하는 문제, 상하수도와 도시가스를 확대하는 문제 등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
Q. 양평의 상수도 보급률이 낮고 요금이 비싼 이유는 뭔가.
지역 여건상 가구가 뜨문뜨문 멀리 분포돼 있다 보니 배관을 설치하려 해도 예산이 많이 들어간다. 그런데 양평은 재정자립도가 낮아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에 비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더 많다. 이런 지역은 경기도 차원에서 31개 시군의 불균형 해소를 위해 특별한 대책을 강구하고 지원 체계를 더 효과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Q. 국민의힘 정책수석부대표를 맡았다. 여대야소 상황에서 어떤 역할을 하겠나.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당 차원의 활동도 있겠지만, 우선은 도민들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구체화하고 집행부와 협업해 현실적인 대안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주민들의 삶과 직결된 문제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여대야소이지만 비판을 위해 야당이 있는 것은 아니다. 도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적극 제안하고 전달하는 책임 있는 정치, 책임 있는 정당으로 활동하겠다. 31개 시군마다 격차가 있는 만큼 지역 맞춤형 정책을 만들 수 있도록 22명의 의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
Q. 현재 경기도의 재정 상황은 어떻게 보고 있나.
11대에서도 과도한 지방채 발행과 기금 운영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대안을 제시해 왔다. 추미애 도지사도 7조 원 규모의 부채를 확인하고 이번 추경에서 감액 추경을 하겠다고 밝힌 만큼, 지금 경기도 재정은 많이 엄중한 상황이다.
지방채 발행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목적이 분명하고 그로 인해 정책이 실현되고 부족함을 메울 수 있다면 발행할 수 있다. 문제는 부족한 예산을 메꾸기식으로 지방채가 발행되고, 기금이 목적에 맞지 않게 사용되면서 미래 세대가 겪지 않아도 될 빚을 떠안는 것이다. 지방채를 발행하더라도 왜 발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목적성, 중장기 대안과 상환 계획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 "부족한 예산이 있으니 발행합니다"라는 식으로는 도민들도 납득하기 어렵다.
민선 7기에는 예산 부족으로 지출을 조여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고, 민선 8기에는 재정이 부족하다면서도 확장재정으로 갔다. 현재는 감액 추경을 하는 상황이다. 이 흐름만 봐도 경기도 재정이 어렵다는 것을 도민들도 체감하실 것이다.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는 곳은 지자체다. 국비나 도비 지원이 안 되면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는 바로 타격이 오고, 그 타격은 주민들의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재정은 단순한 세입·세출의 문제가 아니다. 세입을 정확히 파악하고 세출을 면밀하게 고민해야 한다. 주민들이 직접 겪는 민생 예산은 지키되, 공약 실현이나 보여주기를 위한 정책 예산은 더 엄중하게 고민하고 집행해야 한다.
Q. 결국 '선택과 집중'을 말하는 것 같다.
경기도 예산이 42조가 넘기 때문에 단편적인 비교가 답은 아닐 수 있지만,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면 기후행동 기회소득이 8월부터 중단된다. 350억 원 규모다.
그 예산을 반납한다고 하면 주민들 입장에서는 "우리 집 앞에 상수도를 연결해 줬으면 좋겠고, 노후 배관을 교체해 줬으면 좋겠고, 내 집 앞에 인도를 설치해 줬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기후행동 기회소득은 캠페인과 계도를 통해 기후행동을 유도하는 정책이었다. 그런 것보다는 생활에 밀착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더 맞다고 느끼실 수 있다는 얘기다.
Q. 야당인 국민의힘 의석이 22석에 불과하다. 어떻게 대응하겠나.
144명 대 22명이니 적은 숫자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도민들께서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게 해주셨고, 제1야당으로서의 역할은 충분히 할 수 있다.
오히려 22명이기에 더 똘똘 뭉칠 수 있다. 집행부의 정책이나 예산, 조례에 잘못된 것이 있으면 언제든 22명이 모여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잘하는 정책에는 함께 협업하고 협치할 수 있다. 그 부분에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Q. 본인의 정치철학이 있다면?
사회복지사 출신이다 보니 주민들과 직접 이야기하고 그 속에서 해야 할 일을 찾아왔다. 정치인이 되어서도 같다. 현장에서 주민들을 직접 만나 문제를 발견하고, 그것을 예산과 조례, 정책으로 해결해 주민들이 직접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책임 있는 정치라고 생각한다. 끝까지 주민들이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다.
Q. 정치를 마무리할 때 어떤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나.
주민들이 부르면 가까이서 함께 호흡했던 사람,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다. 문제가 해결됐든 해결되지 않았든, 주민들과 함께 있었던 정치인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
Q. '이혜원은 OOO다'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이혜원은 운동화 신은 양평의 딸'이다. '운동화'는 군정과 도정에서 의정활동을 할 때 기자들이 붙여준 별칭이고, '양평의 딸'은 지역 주민들이 가볍게 불러주신 것이 이번 재선 때 선거운동의 시그니처가 됐다.
운동화는 현장을 많이 다니면서 주민들의 의견을 들으라는 뜻이고, 양평의 딸에는 지역에 대한 책임을 막중하게 생각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그만큼의 책임감을 갖고 의정활동에 임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