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민희가 득남 후 남편인 홍상수 감독과 함께 첫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였다. 김민희는 새 영화를 촬영하면서 현장에서 아기에게 젖을 먹이고 이유식을 만들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홍상수 감독의 35번째 장편 영화 '눈 둘 데가 없네'(Nowhere to Lay My Eyes) 13일(현지 시각) 스위스 로카르노에서 열린 제79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돼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 박미소가 참석했다.
'눈 둘 데가 없네'는 이혼 가정의 딸 상희(김민희)가 10년 전 마지막으로 본 엄마를 찾아 제주도로 향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최명길, 김민희, 권해효, 신석호, 박미소가 출연했다. 이번 영화는 로카르노영화제에 초청받은 홍 감독의 다섯 번째 작품이다.
이날 관객과의 대화에서 극 중 캐릭터가 걷는 여정이 본인 삶과 비슷한 점이 있는지 질문이 나왔다. 김민희는 "저는 아기를 낳고 처음 영화를 찍은 거다, 이 영화가. 제가 한 2년 정도 출산하고 쉬고 첫 영화를 찍게 돼서 제가 되게 저의 상태가 예전하고는 좀 다른 그런 현실적으로 되게 바쁘고 영화를 찍는 중에도 아기가 같이 촬영장에 가서 했기 때문에 수유도 해야 되고 이유식도 만들어야 되고 제일 먼저 해야 했던 일인 거 같다"라고 답했다.
김민희는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제일 먼저 일어나서 아기를 위한 준비를 다 마쳐놓고 그리고 영화를 준비했다. 그렇게 준비하다 보니까 저의 모습도 사실 제가 이렇게 그전에 영화를 찍었을 때 영화에만 몰두하던 그… 어떤 그런 뭐라 그럴까 좀 몰입하겠다고 결심하고 작정하는 그런 거 같은 것들은 사라졌고 그냥 자연스럽게 또 정말 중요한 건 내 아기가 있으니까 그 아기를 위한 준비를 모두 끝낸 후에 그리고 영화에 최선을 다하자 했던 그런 내 모습이 되게 건강했던 거 같다"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제가 생각했을 때는 그런 모습이 정말 건강하게 상희에게 투여된 거 같고 그래서 제가 나중에 영화를 봤을 때 그 인물의 모습이 정말 그녀가 바라는 아름다움이라는 것, 이것도 저것도 아닌데 그냥 툭 하고 나타나는 그런 아름다움이라는 거, 그런 것과 좀 비슷하지 않았을까. 그냥 너무 거기에 집착하고 너무 꾸미려고 하지 않는 어떤 생활 속에서 그 바쁨 속에서 그냥 온전히 즐기고 온전히 그 순간을 너무 기쁘게 받아들였던 그 마음? 그런 모습으로 비쳐지고 또 그렇게 캐릭터가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그렇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홍상수 감독을 향한 애정과 존경심도 드러냈다. 김민희는 "이런 생각들이 이런 말들이 감독님이 가진 생각들이 영화의 말이 돼서 제가 그걸 표현한다는 건 뭐랄까… 한 번도 이런 말씀 드린 적은 없는데 너무 큰 기쁨이고 영광인 거 같다. 제가 한 번도 생각하지 못한 너무 좋은 생각들, 너무 독창적이고 너무 아름다운 생각들 그런 거를 제 입을 통해서 이렇게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기쁨이고 너무 축복"이라고 밝혔다.
대본이 그때그때 나와 준비할 시간이 짧은 홍 감독의 작업 스타일을 배우로서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질문에는, "한 신마다 외우니까 외울 시간은 어느 정도 충분하다. 근데 중요한 건 그 말들이 저는 너무 좋고 그 영화 안의 말들을 다 제 거로 갖고 싶고 기억하고 싶은데 금방 다 잊어버린다는 거다, 하고 난 후에는"이라고 웃었다.
김민희는 "그래서 그게 조금 아쉽고 그냥 그렇게 함으로써 제가 준비되지 않았을 때 제가 뭔가 되려고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 그래서 연기가 더 저다워지고 개성이 있어지는 것 같은 느낌? 그래서 저도 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거, 영화를 보면서? 그런 것들은 되게 새롭고 배우에게는 좋은 장점이라고 저는 생각을 한다. 그것이 또 기질에 맞다면 굉장히 즐거운 작업"이라고 말했다.
로카르노국제영화제는 홍 감독과 인연이 깊다. '우리 선희'(2013)로 경쟁 부문에 데뷔해 감독상을 받았고,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2015)로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표범상과 배우상(정재영) 등 2관왕을 기록했다. '강변호텔'(2018)과 '수유천'(2024)으로는 주연 배우 기주봉과 김민희가 배우상의 주인공이 됐다.
2016년부터 불륜설이 돈 홍 감독과 김민희는 지난 2017년 한 영화 시사회장에서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고 밝혔다. 기혼자로서 배우자와 자식이 있는 홍 감독은 김민희와의 관계를 인정한 후, 아내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냈으나 패소해 법적으로 '불륜 관계'로 남게 됐다. 두 사람은 지난해 4월 득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