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 업체가 국내에서 미국 군함을 건조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 날짜) 미국에 투자한 외국 조선 업체가 해당 업체 본국에서 미국 해군 선박 두 척을 건조할 수 있도록 하는 각서에 서명했다.
원칙적으로 미 해군 군함은 '번스-톨레프슨 수정법'(Burns-Tollefson Amendment) 등에 따라 미국 내 조선소에서만 건조하도록 규정돼 있다. 국가 안보와 자국 조선업 보호가 그 명분이다.
이번 각서에 언급된 '미국 투자'란 미국에 새로운 조선소를 짓거나, 미국 내 기존 조선소 소유권 또는 과반 지분을 확보한 경우를 뜻한다.
2024년 12월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 인수를 완료해 현재 운영 중인 한화오션이 트럼프 대통령이 가리킨 '미국 투자 외국 조선 업체' 조건에 딱 들어맞는다.
트럼프는 "최초 두 척 이후 모든 선박은 미국 조선소에서 건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외국 조선 업체가 미 조선소에서 일할 미국 시민을 고용해 훈련하고, 본국에서 사용하는 독점적 조선 기법과 기술을 미 조선소에 라이선스 방식으로 이전해야 한다' 등 조건도 달렸다.
트럼프는 이번 조치가 지난해 10월 중형 쇄빙선 건조와 관련해 핀란드와 맺은 '핀란드 모델'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초기 선박을 외국에서 빠르게 확보하되, 외국 조선소 기술과 생산 방식을 미국 조선소로 가져와 자체 경쟁력을 회복한다는 취지다.
트럼프는 이번 각서 발효 이후 90일 안에 국방부 장관이 선박 조달 계획을 제출하도록 지시했다.
외국 조선 업체의 본국 건조가 허용되는 해군 선박은 '수상전투함'과 '통합 화물 보급 유조선' 그리고 '경사로를 이용한 화물'선적 선박'(로로선) 등 3개 선급으로 제한된다.
트럼프는 3개 선급 가운데 수상전투함 조달 방식은 해군 장관과 협의토록 했다.
나머지 비전투함 선급 조달 시에는 상무장관과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대통령을 대신해 주도한 여러 무역 협정에서 약속된 재원의 미국 해양산업기반 투자 계획을 함께 제출해야 한다.
이는 한미 무역협정에 따라 진행 중인 1500억 달러 규모의 양국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이른바 '마스가(MASGA)'와 맥락을 같이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