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졸업반인데 읽고 쓸 줄 모른다…교사의 오열에 美문해력 위기 논쟁 재점화[이런일이]

인스타그램 '@dariuscooks' 캡처

대입을 앞둔 고교 졸업반 학생들이 짧은 읽기·쓰기 과제를 해내지 못했다며 눈물을 쏟은 미국 교사의 영상이 확산되면서 미국 사회의 문해력 위기 논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위틀리고교의 개학 이틀째, 이 학교 교사 다리우스 윌리엄스(Darius Williams)는 점심시간에 인스타그램에 올린 영상에서 "3시간 수업을 막 마쳤는데, 수업 도중에 그냥 무너져 내렸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그가 졸업반 학생들에게 낸 과제는 두 문단을 읽고 문장 하나를 완성하는 것이었다.

윌리엄스는 "시나리오를 주고 함께 주석을 달았고, 문제를 풀기도 전에 답을 줬는데도 해내지 못했다"며 "이 아이들은 17~18세인데 네 단어를 채우지 못했다. 읽지 못하는 졸업반이 있고, 쓰지 못하는 졸업반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고교의 졸업반은 4년제 과정의 마지막인 12학년으로, 대학 진학을 앞둔 학년이라는 점에서 한국의 고3에 해당한다. 그는 "이 아이들은 고교를 마치면, 잘 마친다면 대학에 간다"고 덧붙였다.

학위 증명을 하는 윌리엄스, 오른쪽은 그의 유튜브 채널 모습. 인스타그램 '@dariuscooks'·유튜브 'Darius Cooks' 홈페이지 캡처

해당 영상은 뉴욕포스트 등 현지 매체 보도로 빠르게 퍼졌다. 그런데 확산 과정에서 논쟁은 두 갈래로 갈라졌다. 윌리엄스가 요리 콘텐츠로 이름을 알린 인플루언서 '다리우스 쿡스(Darius Cooks)'와 동일 인물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일부 누리꾼은 "요리 유튜버가 교육 시스템을 진단할 자격이 있느냐"고 물었고, 그의 과거 온라인 논란 이력까지 소환됐다고 미국 매체들은 전했다.

윌리엄스는 위틀리고 교직원 명부에 등재된 직업기술교육(CTE) 담당 교사로, 국어(영어) 같은 기초 과목이 아닌 선택·전문 과목을 가르친다. 자격 논란이 커지자 그는 이튿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이 문제를 다룬다"며 해명 영상을 올려, 지난 4월 받은 버클리음대 학위와 교육대학원 재학 사실, 텍사스주와 텍사스교육청(TEA)이 발급한 교사 자격증들을 공개했다.

유튜브 'Houston ISD' 화면 캡처

학교 측 반응도 나왔다. 휴스턴 교육구(HISD)는 성명에서 "학년 초는 학생들의 학업 능력과 개별적인 필요를 파악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그 격차를 파악하고 좁히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교육구는 위틀리고 학생들의 학업 성취가 상당히 향상됐다고 강조했지만, 윌리엄스가 전한 교실 상황 자체를 반박하지는 않았다.

평균적인 학생들의 학업 성적과 사회 경제적 지위 통계 자료. 에듀케이션 스코어카드 홈페이지 캡처

한 교사의 호소를 넘어, 통계는 이 사례가 한 군데의 예외적 상황이 아님을 보여준다. 미국 연방 국가학업성취도평가(NAEP) 장기추세 결과에서 13세(중2 상당) 읽기 점수는 첫 평가가 치러진 1971년 수준까지 되돌아갔고, 올해 공개된 최신 평가에서도 회복하지 못했다.

스탠퍼드·하버드·다트머스 연구진이 지난 5월 발표한 '에듀케이션 스코어카드'는 2015년부터 2025년까지 10년간 데이터가 확보된 미국 학군의 83%에서 읽기 점수가 떨어졌고, 3분의 1은 한 학년 분량만큼 뒤처졌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 흐름이 팬데믹 훨씬 전부터 시작됐다며 '학습 불황(learning recession)'이라고 이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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