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억 횡령' 유병언 차남 유혁기, 항소심 징역 5년→4년 감형

일부 피해 회복·처벌불원 등 고려…추징금도 92억→13억원
계열사 자금 사진사업 등에 유출…2023년 미국서 강제송환

연합뉴스

250억원대 횡령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차남 유혁기(53)씨가 항소심에서 징역 4년으로 감형됐다.

서울고법 인천원외재판부 형사2부(이정민 부장판사)는 14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유씨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추징금도 대폭 줄었다. 재판부는 1심이 명령한 92억4700여만원의 추징을 파기하고 13억800여만원을 추징하라고 명령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유씨가 사실상 지배하는 계열사의 자금을 사업성이 검증되지 않은 아버지 유 전 회장의 사진 사업에 사용하고, 고문료와 상표권 사용료 등의 명목으로 일가에 조직적으로 자금을 유출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로 인해 계열사 가치가 훼손되고 시장 질서가 침해됐다"며 "피해 회사들의 재정이 악화해 직·간접적으로 사회에 끼친 악영향도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부 피해가 회복되고 피해 회사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점 등을 감형 사유로 고려했다.

재판부는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국내 송환 전 3년 6개월간 구금 생활을 한 점 등을 고려해 원심보다 다소 감경된 형량을 선고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재판받은 공범들의 횡령액 등을 고려해 유씨의 유죄 인정 액수도 1심보다 줄였다.

유씨는 2008년 3월부터 2014년 3월까지 유 전 회장의 측근인 계열사 대표들과 공모해 사진값과 상표권 사용료, 경영 자문료, 고문료 등의 명목으로 모두 254억9300여만원을 받아 개인 계좌나 해외 법인으로 빼돌린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 조사 결과 유씨는 실제 컨설팅 업무를 하지 않으면서도 허위 상표권 사용료 등의 명목으로 계열사로부터 사실상 '상납'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개인 계좌로 빼돌린 돈을 여러 계좌로 나눴다가 다시 모으는 방식으로 자금을 세탁한 정황도 조사됐다.

빼돌린 자금은 해외 부동산을 사거나 유 전 회장의 사진전을 여는 데 사용됐고, 일부는 고급 차량과 명품 구입 등에 쓰인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검찰은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청해진해운의 실질적인 지배주주로 유 전 회장 일가를 지목하고 경영 비리를 수사했다. 이후 미국 측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했고 유씨는 2023년 8월 국내로 강제 송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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