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홀에서 물기둥 솟아올라"…침수된 日치바현 아우성[이런일이]

지난 13일 밤 일본 치바현 각지에서 포착된 침수 피해 현장들. 엑스(X) '@Ui0518', '@pasahito', '@tt777_y' 캡처

일본 치바현이 하룻밤 새 물에 잠겼다. 도로가 강처럼 변하고 맨홀에서 물기둥이 솟는 장면이 방송과 SNS로 쏟아지면서, 기록적 폭우가 남긴 재난현장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공유되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지난 13일 저녁 치바현에 선상강수대가 발생하자 최고 등급인 레벨5 호우특별경보를 발령했고, 밤 9시 55분에는 북서부에 토사재해특별경보를 추가했다. 선상강수대는 강한 비구름들이 띠 모양으로 길게 늘어서는 형태를 말한다. 경보 대상은 치바시와 이치카와시, 후나바시시 등 수도권 베드타운을 포함해 19개 시정촌까지 밤사이 계속 늘었고, 경보는 14일 새벽 5시 15분에야 한 단계 낮춰졌다.

지난 13일 19시 30분 일본 기상청에서 발령한 호우특별경보 지역. 치바현 상당수가 레벨5로 지정돼있다. 일본 기상청 호우특별경보 안내 자료 캡처

현장 증언은 아우성에 가까웠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소방에는 "차 안에 갇혀 있다. 도와달라"는 신고가 쏟아졌고, "차가 움직이지 않는다", "마루 밑까지 침수됐다"는 119 신고도 잇따랐다. 치바시 현청 주변에서는 맨홀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는 가운데 무릎까지 잠긴 채 귀가를 서두르는 사람들이 목격됐고, 도쿄로 출퇴근하는 30대 회사원은 "무릎까지 푹 물에 잠겼고 역 근처 편의점과 파출소도 정전됐다"고 전했다. NHK 영상에는 치바역 인근 일대가 잠겨 멈춰 선 차들의 타이어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물이 차오른 모습이, ABEMA 뉴스 영상에는 이치카와시 도로의 맨홀 구멍마다 물기둥이 솟구치는 장면이 담겼다.

지난 13일 밤 일본 치바현 각지에서 포착된 침수 피해 현장들. 엑스(X) '@STORYTELLER8987', '@Fener34King', '@aoipokeG' 캡처

SNS도 밤새 들끓었다. "맨홀이 날아가고 물기둥이 솟는 건 처음 봤다", "세상의 종말인가 착각할 정도의 카오스"라는 목격담이 15만 회 넘게 조회됐고, 물에 잠긴 도로에 배처럼 갇혀 멈춰 선 버스 영상도 확산됐다. 이치카와시의 JR 모토야와타역 앞에는 폭우 속에 택시와 버스를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섰다.

피해도 이어졌다. 침수된 도로에서 남성 1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JR 치바 지역 각 노선이 14일 첫차부터 운행정지됐고, 현청에 마련된 일시 체류 공간에는 귀가하지 못한 100명 이상이 몸을 피했다. 한국인이 많이 찾는 도쿄 나리타공항에서는 철도와 버스가 끊기면서 공항 터미널에 약 7천 명의 발이 묶였다.

제15호 태풍 찬홈 경로. 웨더아이 홈페이지 캡처

이번 폭우가 더 주목받는 건 직전의 이례적 태풍 때문이다. 태풍 15호 찬홈은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이바라키현에 상륙하는 '역주행' 경로를 그리며 관동을 통과했고, 아사히신문은 거대 대기 순환 '몬순 자이어'와 이 이례적 태풍이 이번 기록적 폭우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을 짚었다. 일본 기상 전문 매체는 상공의 찬 공기와 수증기를 실어 온 동풍 등이 겹친 복합 요인으로 분석했다.

한편 기상청은 태풍에서 약해진 비구름대의 영향으로 주말 동해안과 강원 영동을 중심으로 비바람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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