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빌 게이츠 만났다…SK·테라파워, '나트륨 SMR' 사업 본격화

AI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
K-나트륨 사업모델 및 국내 공급망 활용 방향 검토
SK이노 "K-나트륨 모델 기반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

최태원 SK 회장과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이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빌 게이츠 테라파워 이사회 의장이 14일 만찬 회동을 갖고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를 비롯한 에너지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두 사람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해 차세대 원전 산업의 발전 방향과 한·미 원자력 협력 가능성 등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SK이노베이션은 만찬에 앞서 추형욱 SK이노베이션 대표와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CEO가 나트륨 SMR 사업 협력을 위한 주요 조건 합의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이를 계기로 테라파워의 차세대 비경수형 SMR인 '나트륨(Natrium)'의 글로벌 사업 확대와 국내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테라파워가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건설을 추진 중인 나트륨 SMR 실증로와 후속 상용 프로젝트에 대한 참여를 확대한다. 국내 원전 공급망을 활용하는 방안과 국내 나트륨 SMR 사업 개발, 글로벌 SMR 프로젝트 공동 발굴 등도 추진한다.

특히 양사는 글로벌 사업의 규제와 산업 환경, 전력계통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한국형 나트륨 SMR 사업모델인 'K-나트륨'의 추진 방향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나트륨은 테라파워가 개발 중인 4세대 소듐냉각고속로(SFR) 기반 SMR이다. 원자로에서 생산한 열을 용융염 기반 열에너지저장시스템(TES)에 저장했다가 전력 수요가 높은 시점에 활용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반도체와 산업단지 등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시설의 전력원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SK이노베이션은 테라파워가 추진 중인 미국 '케머러 1호기' 사업 참여도 확대할 계획이다. 케머러 1호기는 지난 3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미국 최초의 상업용 첨단원자로 건설허가를 받은 프로젝트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실증사업 참여를 통해 차세대 원전의 설계·건설·운영 경험을 확보하고 이를 향후 국내 사업과 글로벌 프로젝트 개발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한국과 미국뿐 아니라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시장에서 SMR 프로젝트 개발과 운영사업 확대도 검토한다.국내 SMR 생태계 구축에도 나선다. 양사는 국내 연구·설계기관과 원전·발전 기자재 기업의 참여를 확대해 핵심 기자재의 국내 공급망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한국형 설계 및 사업 수행체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협력을 통해 테라파워의 전략적 투자자에서 SMR 사업개발과 프로젝트 실행에 직접 참여하는 사업자로 역할을 확대하게 됐다. 앞서 SK이노베이션과 SK㈜는 2022년 테라파워에 총 2억5천만달러를 공동 투자해 2대 주주에 올랐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기존 LNG 사업과 전력사업에 SMR을 결합하는 에너지 사업 확장도 추진한다. LNG 직도입과 LNG 발전, 전력사업에 SK온의 배터리·ESS 사업, 테라파워의 SMR 기술을 연계해 대규모 전력 수요처에 통합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단기적으로는 LNG 발전과 ESS로 AI 데이터센터와 산업단지의 초기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중장기적으로는 SMR을 무탄소 기저전원으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는 SK그룹이 추진하는 AI 밸류체인과도 연결된다. SK하이닉스의 AI 반도체와 SK텔레콤의 데이터센터·AI 인프라, SK이노베이션의 LNG·전력·SMR, SK온의 ESS를 연계해 AI 시대에 필요한 반도체부터 데이터센터, 전력, 에너지저장장치까지 아우르는 사업 구조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추형욱 SK이노베이션 대표는 "테라파워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K-나트륨 사업모델의 추진 방향을 구체화하고, 향후 미국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사업개발 및 운영 역량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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