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빌라·오피스텔 등 비(非)아파트 구입 청년을 대상으로 한 정책 모기지 '청년미래보금자리론' 도입을 발표한 뒤 비판이 이어지자 금융당국이 진화에 나섰다. 기존 아파트 구입 지원은 그대로 유지하며 새로운 선택지를 추가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14일 금융위원회는 청년미래보금자리론 출입기자들에게 청년미래보금자리론 상품 도입 취지와 기존 청년 주택구입 지원과의 관계를 설명했다. 윤덕기 금융위 거시금융팀장은 이날 오후 예정에 없던 부동산 금융종합대책 관련 질의응답 일정을 잡고 "청년층의 주택 선택 폭을 넓히는 차원에서 추가적인 대책을 마련한 것"이라며 "아파트를 막아놓고 비아파트로 몰아가는 게 아니라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는 문은 그대로 열어놓고 또 다른 문을 연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년미래보금자리론으로 비아파트를 산 청년이 추후 아파트를 구매할 경우 생애최초 LTV 우대 혜택을 그대로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재차 설명했다.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은 만 39세 이하 청년이 생애 최초로 4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 비아파트를 구입할 때 이용할 수 있는 정책모기지다. 연소득 7천 만원 이하가 대상이며 LTV를 최대 80%까지 적용하고 일반 보금자리론보다 약 2%포인트 낮은 금리를 적용한다. 2억원을 30년 만기, 연 3.0%로 빌릴 경우 월 원리금 상환액은 약 85만원으로 비아파트 평균 월세(80만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윤 팀장은 "사회초년생이나 1인 가구의 경우 생애 최초로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만이 선택지는 아닐 수 있다"며 "역세권 빌라나 오피스텔 등에 월세로 거주하는 청년들에게 월세 수준의 부담으로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추가적인 기회를 주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당국은 월세 거주 청년의 현실을 근거로 들었다. 월세 거주 청년 가구의 임차주택 유형을 보면 비아파트 비중이 71.7%에 달한다. 39세 이하 평균 순자산이 2억1900만원 수준인 상황에서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13억3천 만원)는 현실적으로 닿기 어려운 반면, 서울 다세대(3억8천 만원)나 오피스텔(4억1천 만원)은 접근 가능한 가격대라는 설명이다.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이용하더라도 생애최초 LTV 우대혜택은 소진되지 않는다. 향후 결혼·출산 등으로 비아파트를 처분하고 다시 무주택자가 되면 수도권·규제지역 70%, 그 외 지역 80%의 생애최초 LTV 우대를 그대로 적용받을 수 있다. 윤 팀장은 "비아파트 구입 기회를 주면서 기존 생애최초 혜택을 박탈했다면 비아파트로 몰아간다는 오해가 있을 수 있다"며 "향후 결혼이나 출산으로 생활 여건이 바뀌면 원하는 주택을 구입할 수 있도록 혜택을 유지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생애최초 취득세 감면은 별도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윤 팀장은 "생애최초 혜택 중 유일하게 적용되지 않는 것이 취득세 감면"이라며 "취득세는 행정안전부 소관인 만큼 행안부와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비아파트 시장 특성상 빠르게 처분하지 못해 오히려 청년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지난해 39세 이하 청년이 보금자리론으로 받아간 12조원 중 97%가 아파트 구입에 쓰인 만큼 아파트를 원하는 청년층이 비아파트에 얼마나 관심을 보일지 미지수라는 평가도 있다. 비아파트에 살 수밖에 없는 현실과 아파트를 원하는 수요 사이의 간극을 이번 상품이 얼마나 메울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당국은 연 3조원 규모로 2년간 시장 반응을 살핀 뒤 아파트 등으로 지원 대상을 단계적으로 넓히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