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 '부익부 빈익빈'…법률구조공단, 인건비 늘었는데 변호사는 줄었다

대한법률구조공단. 연합뉴스

사회적·경제적 약자에게 법의 보호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된 공공기관인 대한법률구조공단. 최근 5년 동안 인건비는 늘었지만, 정작 변호사 수와 변호 비용은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으로 변호사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변호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인건비는 매년 늘면서…송무비용 줄고, 변호사도 줄고

17일 CBS노컷뉴스와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실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대한법률구조공단은 2025년 한 해만 인건비로 664억 5700만원을 썼다. 2021년 590억 3500만원 수준이었던 인건비는 매년 증가해 지난해 664억원까지 치솟았다.

그렇다면 변호에 쓰는 돈인 송무비용은 어땠을까?

2021년 203억 6200만원이었던 송무비용은 점차 감소하더니 2025년 167억 470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형편이 어려운 국민들에게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세워진 법률구조공단이 5년간 인건비는 늘었는데, 정작 송무에 쓴 돈은 감소한 것이다.

인건비는 매년 크게 늘어나고 있는 법률구조공단이지만, 변호사는 매년 줄고 있다.

법률구조공단이 2025년도 국정감사에서 밝힌 직원수(2025.8 기준)를 보면 △일반직 392명 △사무직 145명인데 반해 변호사수는 114명에 불과하다.

2021년 110명이었던 소속 변호사는 한때 126명까지 늘었지만, 2025년 말 102명으로 감소했다. (군복무 대체로 3년간 복무하는 보충역인 '공익법무관'은 제외한 수치)

법률구조공단은 전국에만 18개 지부, 42개 출장소, 74개 지소를 운영하고 있는 조직이다. 이들은 2025년에만 임차료와 운영비로 423억원이 넘는 돈을 썼다.

변호사 1명이 한 해 맡은 사건이 무려 1천 건

그렇다보니 법률구조공단 변호사 1명이 한해 맡는 사건은 1천 건이나 되는 비정상적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자연스레 공단의 법률 서비스 수준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1년 기준 법률구조공단 소속 변호사(110명)와 공익법무관(24명)이 맡은 법률구조 사건은 13만 6939건이었다. 1명 당 1021건의 사건을 맡은 것이다.

2025년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변호사(102명)와 공익법무관(32명)이 13만 3547건의 사건을 맡아, 1명이 한 해 동안 996건의 사건을 처리했다.

법조계에선 검사 수사권 폐지 등으로 인해 변호사 수요가 늘어날 것이고, 그 과정에서 '변호 부익부 빈익빈' 현상까지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 상황이 좋지 않고, 법의 보호를 충분히 받지 못하는 시민들에게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국가가 만든 법률구조공단이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보완수사권 폐지로 피해자들의 변호인 조력 필요성은 더욱 커졌는데, 정작 법률구조공단의 변호사와 송무비용은 줄어 피해자들이 충분한 법률적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도 "국가의 법률 서비스 지원제도에 대한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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