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평생을 뚱뚱한 사람으로 살았습니다. 덴마크 다이어트, 절식, 저탄고지, 삭센다까지 안 해본 게 없었고 결국 2020년 위를 잘라내는 위소매절제술까지 받았습니다."
분당서울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장형우 교수는 평생을 100kg이 넘는 고도비만 환자로 살아왔다. 위를 절제해 6개월 만에 26kg을 뺐지만, 4년이 지나자 몸은 다시 102kg으로 치솟았고 부정맥과 수면무호흡증이 그를 괴롭혔다. 절망의 끝에서 그가 만난 것은 차세대 비만 치료제 '위고비'와 '마운자로'였다. 장 교수는 CBS 경제연구실 유튜브 <건강비책>에 출연해 자신이 직접 약을 투여하며 겪은 기적 같은 변화와 함께, 그동안 비만 치료를 둘러싸고 만연했던 '가스라이팅'의 실체를 대담하게 폭로했다.
너구리 라면에 삼겹살·치즈 넣던 시절…수술로도 안 되던 체중의 반전
장 교수의 어린 시절은 비만과의 처절한 사투였다. 고교 시절 라면을 끓일 때도 냄비에 삼겹살을 먼저 깔아 익힌 뒤 물과 떡, 만두를 넣고 마지막에 치즈 두 장을 얹어 범벅으로 만들어 먹던 식습관이 일상이었다. 살을 빼기 위해 결혼 직전 덴마크 다이어트로 15kg을 뺐지만 전공의 생활을 거치며 몸무게는 118kg까지 치솟았다. 저탄고지 다이어트로 9kg을 뺐으나 정체기가 왔고, 추가로 쓴 삭센다는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결국 장 교수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인 위소매절제술을 선택했다. 식도와 연결된 위를 소매 모양으로 잘라내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양을 20~30%로 줄이는 비만대사수술이다. 수술 직후 26kg이 빠지며 기적이 일어나는 듯했으나, 4년이 지나자 뇌는 여전히 116kg 시절의 기억에 갇혀 고칼로리 음식을 찾았고 결국 12kg이 다시 찌며 요요가 찾아왔다.
반전은 2024년 10월 국내 출시된 '위고비'를 맞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위고비를 투여하자 거짓말처럼 식탐과 날카로운 배고픔이 사라졌다. 특별히 단것을 참거나 맹렬히 운동하지 않았음에도 97kg에서 눈금이 떨어지기 시작해 10개월 만에 16kg이 빠져 81kg에 도달했다. 이어 '마운자로'로 갈아탄 뒤 추가로 3kg이 더 빠지면서 마침내 꿈에 그리던 78kg(총 38kg 감량)을 기록, 완전히 비만을 탈출했다.
"운동과 식단이 근간이라고? 이 그래프 보고도 그런 말 하면 사기꾼"
장 교수가 비만 치료제에 대해 이토록 강하게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에 나타난 명백한 과학적 데이터 때문이다. 위고비와 마운자로의 임상시험에서 100kg이 넘는 환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쪽은 진짜 약을 주고 다른 쪽은 가짜 약을 주사했다. 이때 두 그룹 모두 주 150분 이상의 강도 높은 운동과 500kcal 이상의 강도 높은 식이요법을 똑같이 병행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진짜 약을 맞은 그룹은 체중이 15~21% 감소한 반면, 운동과 식이요법만 하고 가짜 약을 맞은 그룹은 겨우 3% 내외를 감량하는 데 그쳤다. 장 교수는 "운동과 식이요법을 완벽히 해도 약이 없으면 살이 빠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래프"라며 "이 데이터를 보고도 여전히 '체중 감량의 근간은 운동과 식이요법'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바보이거나 사기꾼"이라고 단언했다. 비만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대사 질환이며, 약물이나 수술 같은 의학적 개입 없이는 극복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안 뚱뚱한 사람이 약 맞고 부작용 욕할 때 '아구통' 돌리고 싶었다"
장 교수는 SNS 등에서 약물 부작용을 호소하는 이들을 향해서도 소신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스레드 등에서 부작용이 심하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의 이전 게시물을 보면 정작 비만이 아닌 안 뚱뚱한 사람들"이라며 "정작 약이 절실한 고도비만 환자들이 많은데, 정상 체중인 사람들이 미용 목적으로 맞아놓고 약을 평가절하하며 타인에게 조심하라고 선동하는 것을 보면 턱(아구통)을 돌리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났다"고 털어놓았다.
비만 탈출 후 장 교수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백화점 매장에서 허리 40인치 이상의 옷이 없어 호객 행위조차 당하지 못하던 서러움, 주차장에서 차 문을 열고 타지 못해 차를 빼지 못했던 굴욕, 고깃집 근처에 앉아만 있어도 "벽제갈비 시킨 분이냐"는 소리를 듣던 서글픈 일상이 사라졌다. 대신 보통 사람들이 하는 운동을 평생 처음으로 할 수 있게 되었다. 양재천 5km를 쉬지 않고 달릴 수 있게 되었고, 이제는 생애 첫 '턱걸이 1회'라는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비만 치료에 만연했던 정신 승리와 가스라이팅은 이제 끝났습니다. 수술이든 약물이든 검증된 의학적 치료를 통해 빨리 비만을 탈출하고, 보통 사람과 같은 평균 기대 수명과 삶의 질을 되찾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