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전쟁을 종식하고, 한반도의 불안정한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여정에 나설 것"이라며 "서로에 대한 상호 위협 의사를 내려놓고, 아주 오래된 전쟁을 끝내기 위한 당사자들 간의 논의를 시작"하자고 제의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북의 핵 능력 고도화를 멈출 실효적 방안도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한반도에서 전쟁을 끝내는 문제를 다시 제기함으로써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다자 논의를 추동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 해 11월 경주 에이펙 계기에 열린 한미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난 한반도에서 여러분(남북)이 공식적으로 전쟁상태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 모든 것을 바로잡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겠다"고 말해 유사한 인식을 드러낸 바 있다.
통일부는 종전문제를 다시 제기한 광복절 경축사에 대한 후속조치로 이날 "한반도의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논의에 착수"할 것이라며 "유관부처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실천전략을 마련해 추진"하는 한편 "주요국의 지지를 확보해 평화체제 논의의 시작을 견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는 9월 유엔 총회와 11월 중국 선전 APEC 등 주요 국제행사 계기를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이 다자논의에 참여할 당사국들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통일부는 지난 5일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남북미중의 4자 대회 추진을 언급한 바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핵 없는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촉진하기 위해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논의에 착수하고, 평화가 선도하는 북핵 '우선 중단' 전략을 마련하며, 북미정상회담 견인과 함께 4자 대화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9월 유엔총회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 착수'를 제안하고 오는 11월 중국 선전 APEC 계기에 '아시아태평양평화공동체 번영에 기여하는 평화체제 논의'를 확산시키는 방안을 보고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한반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를 전환하는 당사국들의 논의를 공식 제의한 만큼 앞으로 통일부와 외교부 둥 관계 부처 협의를 통해 이를 추동하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이번 경축사에서 북한 비핵화를 언급하지 않고 향후 종전논의 과정에서 북핵 능력 고도화를 멈추도록 하는 논의를 하자고 한 것도 눈길을 끈다.
통일부는 '북핵 능력 고도화 중단을 위한 실효적 방안'과 관련해 앞으로 "유관부처 협의를 통해 실현가능한 구체적 해법을 마련해 추진하고 주요국과의 전략적 소통을 통해 우선 북의 핵 활동을 중단하는 논의를 견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018년 6월 1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한국전쟁 종전선언'에 대한 구두 합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 종전선언이 실현되지는 않았다.
특히 2019년 2월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에는 북한도 입장을 바꿔 문재인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에도 종전선언 논의를 거부했기 때문에 앞으로 북한이 이런 논의에 응할지는 미지수이다.
통일부는 아울러 이 대통령이 "서로를 존중하는 포용적 평화 공존"을 제기한 것의 후속조치로
"우리 안의 '적대의 언어'부터 바꿔나가기 위한 공론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남북 상호 존중의 이름 부르기와 '주적' 표현 대체 등 각계에서 변화 필요성이 제기되어 온 사안부터 공론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싸울 필요가 없는 안정적 평화 공존"를 위한 조치로는 △우발적 충돌방지를 위한 남북 간 연락채널 복구, △9.19 군사합의 복원 노력, △접경지역 평화적 이용을 통한 '평화 안전핀' 마련 등을 제시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지난해 이 자리에서 북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떤 형태의 흡수 통일도 추구하지 않으며, 일체의 적대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며 "1년이 지난 오늘, 원칙을 넘어 실천으로 나아가기 위한 청사진"으로서 '서로를 존중하는 포용적 평화 공존, '싸울 필요가 없는 안정적 평화 공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책임 있는 평화 공존' 등 3대 기조를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