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연휴를 맞아 경남 전역에 반가운 단비 소식이 전해지면서 극심한 가뭄 속 메마른 농경지를 적시기 위해 발령됐던 '국가소방동원령'이 전면 해제됐다. 타들어 가는 들녘을 살리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달려온 소방대원들과 군 장병들의 땀방울이 큰 도움이 됐다.
15일 경남도와 소방에 따르면, 소방청은 경남 지역의 강수 전망과 가뭄 해소 예측에 따라 지난 11일 오후 8시부터 발령했던 국가소방동원령을 이날 오후 6시부로 전면 해제했다.
기상청은 15일 오후 경남 남서부 지역부터 시작된 비가 전역으로 확대돼 오는 17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예상 강수량은 경남 내륙 50~150㎜, 경남 서부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 등 많은 곳은 100~200㎜, 최대 250㎜ 이상이다.
이 때문에 통영, 사천, 거제, 고성, 남해, 하동북남부, 산청서남부 등 7개 시군에는 16일 새벽에 많은 비가 예상됨에 따라 호우 예비특보가 내려진 상태다. 사흘간 이어질 비는 도내 농가의 타들어 가던 마음을 시원하게 씻어줄 해갈의 오아시스가 될 전망이지만, 집중호우로 인한 추가 피해도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비 소식이 예보된 15일에도 경남 현장에서는 마지막 한 방울의 물이라도 더 대기 위한 '급수 총력전'이 쉬지 않고 펼쳐졌다.
도내 저수율이 31.6%까지 떨어지고 벼와 과수, 밭작물 등 가뭄 피해 면적이 2834㏊(14일 기준)에 달하는 등 농업 가뭄이 전역으로 확산하자, 지자체·소방·군은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현장에 쏟아부었다.
국가소방동원령 발령 연장에 따라 전국 소방차 100대를 비롯해 국방부에서도 급수차 지원을 기존 15대에서 93대를 추가 투입하며 총 108대의 군 급수차를 동원했다. 이들은 가뭄 '심각' 단계에 진입한 밀양·거제·의령·함안·창녕 등 도내 시군 전역의 용수 부족 농경지에 끊임없이 물을 실어 날랐다.
그동안 펼쳐진 급수 지원 성과는 3만t을 넘어섰다. 전국·경남소방과 지자체가 합심해 올린 누적 급수 실적은 모두 4603회, 3만 4839t에 이른다.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200대, 14일부터 100대를 유지하며 전국에서 모인 소방차들은 1만 8494t(2585회)의 물을 농경지에 쏟아부었다. 경남 자체 소방 차량 59대와 지자체 급수차 역시 1만 6345t(2018회)을 공급하며 타들어 가는 농심을 지켰다.
박완수 경남지사도 연일 현장을 누비며 급수 지원 상황을 점검했다. 광복절 경축식을 끝내자마자 함안으로 달려간 박 지사는 지원 인력에 감사를 전하면서도 "한정된 시간 내에 필요한 곳에 용수가 제때 공급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도와 달라"고 당부했다.
박 지사는 이번 비가 가뭄을 해결할 단비가 되기를 기대하면서도, 단기간에 쏟아질 수 있는 많은 비로 인한 2차 피해 방지 조치도 강력히 주문했다. 오랜 가뭄으로 이미 큰 고통을 받은 도민들이 추가적인 호우 피해를 보지 않도록 생명과 재산 보호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할 것을 강조했다.
땡볕 속에서도 불평 한마디 없이 경남의 들녘을 누비며 메마른 논밭에 생명수를 공급하고 떠난 전국 소방대원들과 군 장병들의 수고는 가뭄으로 실의에 빠졌던 도민에게 잊지 못할 큰 힘과 감동을 남겼다.
경남도의회 박준 의장은 도의회 누리집에 올린 감사 글을 통해 "전국 각지에서 달려와 주신 소방관, 군인들에게 도민의 마음을 담아 깊이 감사드린다"며 "여러분의 노고는 가뭄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도민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됐다. 진심으로 고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