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와 난독증을 딛고 흑인 최연소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로 임명됐던 제이슨 아데이(41)가 논문 표절 논란 끝에 14일(현지시간) 숨진 채 발견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아데이는 이날 오후 자신의 런던 남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런던 경찰은 타살 흔적은 없다고 판단했다.
아데이 가족은 성명에서 "제이슨은 케임브리지대 교수직을 수락한 뒤 그를 깎아내리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이들에게 3년 넘게 지속적으로 모욕당했다"며 "제이슨과 가족을 상대로 계속된 괴롭힘을 멈춰달라 요청 이외에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데이는 지난 5일 케임브리지대가 부정행위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발표한 직후 교수직을 사임했다.
아데이는 가나 출신 이민자 집안에서 태어나 37세인 2023년 2월 케임브리지대 최연소 흑인 교수로 임용됐다. 그러나 그의 논문에 대한 표절 의혹이 학계를 중심으로 일었고 최근에는 언론 보도가 잇따랐다.
언론은 또 아데이가 35일 동안 마라톤을 30번 완주했고 엿새 동안 600마일(약 966㎞)을 달려 550만 파운드(약 106억원)를 모았다는 자선활동 성과를 부풀렸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아울러 11세까지 말을 못했고 18세가 돼서야 읽고 쓰게 됐다는 자폐·난독증 경험도 가짜가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아데이는 이런 인생 역정 덕분에 2012년 런던올림픽 때 성화 봉송 주자로도 뛴 바 있다.
사디크 칸 런던시장은 "제이슨 아데이는 같은 위치에서 다른 사람이라면 결코 겪지 않았을 악의적인 공개 망신주기의 희생자였다"며 "그의 죽음은 비극이지만 우리 모두에게 다시 한번 경종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자폐 경험이 있는 흑인 유명 교수라고 해서 학문적 검증을 피해갈 수는 없고 오히려 케임브리지대가 다양성 원칙을 내세우기 위해 그를 소비했다는 지적도 있다.
케임브리지대에서 포스트식민주의를 연구하는 프리얌바다 고팔 교수는 아데이의 교수직에 대해 "흑인 교수가 너무 적다는 비판에 대한 대응일 수도 있지만 이런 문제에 지름길을 갈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이먼 배런코언 케임브리지대 자폐연구소장은 그가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 검증의 희생양이라며 "모든 언론 매체가 사기꾼으로 몰아가려고 집중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앤디 버넘 영국 총리는 "여러모로 비극"이라며 "지금은 성급하게 판단할 때가 아니다. 어쩌다가 일이 이렇게 됐는지 성찰할 시간"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