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의 차세대 에이스로 주목받는 손서연(선명여고 1학년)이 세계무대에서 정상급 기량을 선보이며 밝은 미래를 열었다.
한국 17세 이하(U-17) 여자배구 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칠레 산티아고에서 폐막한 2026 국제배구연맹(FIVB) U-17 여자세계선수권대회에서 최종 6위로 일정을 마쳤다.
손서연은 이번 대회 기간 총 179득점을 쓸어 담아 전체 득점 공동 2위에 올랐으며, 최고 공격수 부문에서도 3위를 기록하며 세계적인 유망주들과 어깨를 견줬다. 한국은 손서연의 폭발적인 공격력을 앞세워 조별리그 5전 전승으로 16강을 통과한 뒤 8강에 진출하는 성과를 냈다.
이날 이탈리아와의 5-6위 순위 결정전을 끝낸 뒤 손서연은 "칠레에 들어오기 전 페루에서 연습경기를 했는데,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해 이번 대회를 잘 치를 수 있을지 걱정했다"며 "우리는 진심으로 이번 대회에 임했고, 다행히 예선에서 좋은 경기력이 나오면서 16강을 넘어 8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필리핀과) 16강전까지는 괜찮았는데, (튀르키예와) 8강전을 다른 경기장에서 치르면서 환경적인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 같다"며 "떨리는 마음에 우리의 실력도 다 나오지 못했다. 질 경기가 아니었는데 우리 기량을 모두 보여드리지 못해 아쉽다"고 돌아봤다.
아쉬움을 털어낸 손서연은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리시브와 두 명 이상의 키 큰 선수들이 블로킹할 때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를 더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귀국한 뒤 많이 연구하고 훈련하면서 더 성장하겠다"고 다짐했다.
신장 181㎝의 아웃사이드 히터 손서연은 높은 타점과 상대 블로커 벽을 무너뜨리는 강력한 힘, 명민한 판단력을 고루 갖춰 일찌감치 '리틀 김연경'으로 불렸다.
김해여중 재학 시절이던 지난해 U-16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141득점으로 한국에 45년 만의 연령별 대표팀 우승컵을 안기며 대회 MVP, 득점왕, 아웃사이드 히터상을 휩쓸었다. 이어 김연경 재단 및 대한배구협회의 지원을 받아 이탈리아 단기 연수 등을 거치며 꾸준히 기량을 갈고닦았다.
손서연은 "주변의 큰 관심과 '리틀 김연경'이라는 수식어가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그만큼 많은 분이 기대를 걸고 있다는 의미니까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더 성장해서 파이팅 넘치고 공격과 수비를 골고루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스승을 향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손서연은 "운동이 잘 안될 때나 삐뚤어지고 싶을 때마다 잡아주신 이승여 U-17 대표팀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며 "훈련은 물론, 운동 외적으로도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손서연은 코트 위 득점원 역할을 넘어 대표팀 주장으로서 선수단 사기를 북돋우는 구심점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대표팀은 득점 순간마다 강강술래와 축구선수 손흥민의 '찰칵 세리머니' 등을 유쾌하게 소화하며 활기찬 팀 분위기를 이끌었다.
손서연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친구들과 다양한 세리머니를 준비했다"며 "지금 아니면 언제 해볼 수 있겠나 싶어서 더욱 열심히 준비하고 세리머니를 펼친 것 같다"고 웃었다.
세계 정상급 기량을 입증하며 뜻깊은 여정을 마친 한국 U-17 대표팀은 오는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