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을 2년간 이끌 새 지도부를 뽑는 제3차 정기전국당원대회가 17일 오후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 5명을 선출하는 이날 행사장은 전국에서 모여든 권리당원들로 가득 찼고, 객석은 온통 파란색이었다.
파란 옷에 파란 스카프, 파란 가방과 머리띠까지. 당원들은 지역별로 나뉘어 앉아 자신이 미는 후보의 이름을 목청껏 연호했다.
무대에 김민석·정청래·송영길 후보가 오를 때마다 거센 환호가 터졌고, 당원들이 단체로 일어나 응원전을 펼치기도 했다. '노사모'라고 적힌 노란색 반팔 차림의 당원들도 눈에 띄었다.
차분하던 장내는 오후 2시 2분쯤 술렁였다. '내란척결'이라고 적힌 종이를 등에 붙인 한 남성이 행사장 철근 구조물 위로 올라가면서다. 이 남성은 이재명 대통령의 지난 대선 포스터를 코팅해 와 펼쳐 들기도 했다. 소동은 오후 2시 39분 경찰과 소방이 출동하면서 마무리됐다.
치열했던 경선만큼이나, 당원들이 입을 모아 꺼낸 단어는 '화합'이었다.
공주에서 온 오연욱(59)씨는 "화합이죠. 너무 과열돼 있으니까. 빨리 화합이 됐으면 좋겠다"며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청래 후보를 지지한다는 이영환(62)씨는 "공천에서 탈락했어도 유세단을 조직해 당을 위해 노력했고, 지난 1년 당대표로서 이재명 정부 1년을 잘 뒷받침했다"고 꼽았다. 그러면서 "지금 당이 상당히 혼란하고 이번 선거로 너무 과열된 것 같다. 통합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민석 후보를 미는 이병준씨는 "분열보다는 화합과 통합으로 갔으면 좋겠다. 응어리진 것들을 풀어주고 어떻게든 하나로 뭉친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반반 구도가 돼 치열하게 된 적은 많지 않았다. 누가 되든 이재명 대통령을 위해, 이 나라를 위해 하나로 통합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모(76)씨도 "대통령 옆에서 소리 없이 일을 잘했다. 그분이 돼야 나라가 잘 돌아간다"며 김 후보를 응원했다.
송영길 후보를 지지하는 김희철(57)씨는 "인천을 발전시키고 민주당에 헌신한 분"이라며 "외교에선 송영길만 한 전문가가 없다"고 했다.
이날 처음 도입된 선호투표제를 의식한 표심도 읽혔다. 서산에서 온 이기형(55)씨는 정 후보를 1순위로 꼽으면서 "정청래 대표가 되려면 안 나온 표가 2순위로 안 넘어가게 해야 한다. 그래서 송영길 후보를 찍어야 정 후보가 된다"고 나름의 셈법을 폈다. 경기 광명에서 왔다는 이춘기(85)씨는 "전당대회는 어느 당이든 싸운다. 근데 하고 나면 화해해야지"라며 김 후보를 1순위로, 송 후보를 2순위로 찍었다고 했다.
순회경선까지 누적 득표율(영남권 가중치 미반영)에서 김 후보는 49.91%로 정 후보(41.51%)를 8%포인트 넘게 앞선 상태다. 김 후보 측은 국민여론조사 30%를 더해 과반을 확보, 선호투표제 적용 없이 승리를 확정 짓겠다는 구상이다. 반면 두 차례 경선에서 내리 뒤진 정 후보는 이날 대의원·여론조사에서 판을 뒤집어야 한다. 대전컨벤션센터를 물들인 파란 물결의 바람대로, 승부가 갈린 뒤 '화합'이 이뤄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