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모들 "자녀 백신 접종 거부"에 홍역 등 대유행 우려

유치원생 백신 면제율 4.2%로 사상 최고…올해 홍역 확진자 벌써 2566명, 35년 만에 최다

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혼합 백신(MMR). 연합뉴스

미국에서 필수 백신 접종을 면제받는 어린이 비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홍역 등 전염병 대유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현지 날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025~2026학년도 유치원생 가운데 공립학교 입학 시 의무화한 백신 중 최소 1건 이상을 면제받은 비율이 4.2%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직전 학년도 3.6% 대비 0.6%p 상승한 것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백신 접종 면제 학생 수는 15만 7천 명에 달했다.

특히 면제율이 직전 학년도보다 상승한 지역은 전체 50개 주의 대부분인 41개 주였고, 수도 워싱턴DC 역시 면제율이 상승했다.

면제율이 가장 높은 주는 17.5%의 아이다호였고 유타(12.7%)와 오리건(11%), 애리조나(10.6%)도 두 자릿수의 높은 면제율을 기록했다.

이들 4개 주를 포함에 모두 24곳에서 면제율이 5%를 넘었다.

유치원생 백신 면제 사유를 보면 질병 등 의료 사유는 0.2%에 불과했고 대부분은 부모의 종교나 신념, 선호 등에 따른 '비의료적 면제'였다.

백신 접종 면제율이 상승하면서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DTaP) 백신 접종률은 92%로, 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MMR)과 소아마비 백신 접종률은 92.4%로 하락했다.

전염성이 강한 질병 유행을 막기 위한 최소 집단면역 기준선으로 의료계가 제시하는 95%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실제 백신 접종률 하락은 전염병 대유행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홍역 확진자는 올해 들어서만 벌써 2566명으로, 35년 만에 최다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2000년 달성한 '홍역 퇴치국' 지위도 박탈당할 위기에 놓였다. 범미주보건기구(PAHO)는 미국의 홍역 퇴치국 지위 유지 여부를 오는 11월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클리블랜드 공공보건국 데이비드 마골리우스 박사는 NBC 방송에서 "백신에 대해 국가 차원에서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한 데 따른 결과"라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백신 회의론자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를 보건복지부 장관에 임명하는 등 백신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여 왔다.

다만, 최근에는 백신 접종을 지지하는 에리카 슈워츠를 CDC 국장으로 임명하는 등 다소 전향적인 태도를 나타내고 있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