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기도는 대안이 아니라 전부이다-느헤미야의 기도

당신을 위해 기도합니다.3

갑작스러운 위기가 닥치면 우리는 먼저 대안을 찾는다. 사람을 만나고, 정보를 모으며 해결책을 찾기 위해 계산기를 두드린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일을 다 해 본 뒤에야 도무지 방법이 없어 기도할 때가 많다. 기도는 최후의 수단으로 밀려나고 마는 것이다. 그러나 성경은 기도가 여러 수단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모든 일의 시작이자 전부임을 가르친다.
 
구약성경 느헤미야 1장은 이 문제에 대해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수산 궁에서 페르시아 왕의 술 맡은 관원으로 있던 느헤미야는 어느 날 예루살렘의 소식을 듣는다. 포로 생활에서 돌아온 백성이 큰 환난과 능욕을 겪고 있으며, 성벽은 허물어지고 성문은 불탔다는 것이었다. 그 비보 앞에서 그는 주저앉아 울었고, 여러 날 슬퍼하며 금식하고 기도했다.
 
느헤미야의 기도는 ʻ내 문제가 얼마나 큰가ʼ가 아니라 ʻ하나님은 누구신가ʼ에서 시작된다. 그는 하나님을 '크고 두려우시며 언약을 지키시고 긍휼을 베푸시는' 분으로 부른다. 그리고 크고 두려우신 하나님 앞에서 자기 아버지의 집과 자신이 범죄하였음을 인정한다.
 
하나님 앞에 문제를 가져가지 않는 한, 우리는 그 근원을 보지 못한 채 피상적인 접근만 거듭하게 된다. 우리가 겪는 어려움은 내가 직접 범한 죄이거나 공동체 전체의 죄와 얽혀 있을 때가 많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 앞에 그것을 인정하고 자복하는 것이다. 거기서 해결과 회복이 시작된다.
 
느헤미야 1장 8-9절은 신명기 30장의 말씀을 압축한다. 곧 '죄로 인해 그들을 흩어버리실지라도 하나님께 돌이킨다면, 하늘 끝에서라도 그들을 다시 모으실 것'이라는 약속이다. 느헤미야는 모세에게 주셨던 이 약속을 "기억하옵소서"라고 하나님 앞에 간구했다. 신실하신 하나님의 약속을 눈앞의 현실보다 더 단단한 근거로 삼은 것이다.
 
기도는 약속하신 하나님의 신실하심에 기대는 일이다.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와 함께하시겠다고 약속하셨고, 그 무엇도 우리를 그 사랑에서 끊을 수 없다고 말씀하셨다. 그렇기에 우리는 부족함과 연약함, 죄와 불순종에도 불구하고 다시 은혜의 보좌 앞에 나아갈 수 있다.
 
오늘 우리 앞에도 기도로 다시 세워야 할 무너진 성벽이 있다. 특별히 한국교회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느헤미야 때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느헤미야는 절망적인 현실 앞에서 대안부터 세우지 않았다. 문제를 가지고 하나님께 나아갔다. 크신 하나님 앞에서 공동체의 죄를 자기 죄로 자복했다. 그러면서도 긍휼과 자비의 하나님과 그분의 약속을 다시 붙들었다. 기도는 길이 막힌 뒤에 꺼내 드는 마지막 대안이 되어서는 안 된다. 무너진 성벽 앞에 선 한국교회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자, 우리에게 주어진 전부다.

송태근 목사 제공

송태근 목사(삼일교회, CBS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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