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률적 거리두기' 지양…감염병 대응 '권고→금지' 4단계로

방역 효과뿐 아니라 경제·교육·돌봄 영향도 고려
지역·시설·대상별 맞춤 대응…강한 제한은 최소 기간만

연합뉴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위기가 다시 발생해도 과거처럼 일률적인 거리두기 조치를 적용하는 대신 지역과 시설, 대상별 위험도에 따라 대응 수위를 달리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대응 단계는 '권고'부터 '금지'까지 4단계로 나뉜다.
 
질병관리청은 18일 이 같은 내용의 '감염병 위기 사회대응 매뉴얼'을 제정했다고 밝혔다. 감염병 위험에 대응하면서도 국민의 일상을 보호할 수 있도록 사회대응 조치의 원칙과 수준, 의사결정 절차와 사후 평가 방법 등을 처음으로 체계화했다.
 
이번 매뉴얼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드러난 일률적인 방역 조치의 한계를 보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당시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시설 운영 조정 등은 감염 확산을 줄이는 데 기여했지만, 유행이 장기화하면서 국민 피로도가 높아지고 교육·돌봄·생계·경제활동과 취약계층에 부정적인 영향도 나타났다.
 
앞으로는 감염병 위기 수준이 같더라도 모든 지역과 시설에 똑같은 조치를 적용하기보다 위험과 여건에 따라 대응 수위를 달리할 수 있게 된다.
 
사회대응 수단은 크게 3개 분야 7개 수단으로 구분했다. 개인보호 조치에는 마스크 착용과 손 위생·기침예절이 포함된다. 환경 조치에는 환기·공기정화와 소독·표면 청소, 사회적 조치에는 인원 제한·거리두기와 이동 제한, 집합 제한·금지, 시설 운영시간·이용방식 조정 등이 해당된다.
 
각 조치의 강도는 '권고→권고 강화→제한→금지'의 4단계로 구분했다. 감염병의 특성과 유행 상황에 따라 지역·시설·대상별 위험과 여건, 보호·지원 방안을 고려해 조치의 적용 범위와 강도를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방역 효과만을 기준으로 대응 수위를 결정하지 않는다는 점도 달라진다. 감염병의 전파 양상과 중증도, 의료대응 역량과 함께 국민생활과 경제·교육·돌봄에 미칠 영향, 취약계층에 대한 형평성, 현장에서 실제로 이행할 수 있는지와 국민 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특히 거리두기나 집합금지처럼 사회적 접촉과 활동을 크게 제한하는 조치는 필요한 범위에서 최소 기간만 시행하도록 했다. 이 경우에도 필수서비스를 유지하고 취약계층을 보호할 대책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조치를 시행한 뒤에도 방역 효과뿐 아니라 교육·돌봄·경제활동과 취약계층에 미친 영향, 조치 이행도와 국민 수용성 등을 평가한다. 평가 결과에 따라 조치를 유지하거나 강화·완화·해제하고 향후 매뉴얼 개정에도 반영한다.
 
질병청은 국내외 최신 연구와 실제 위기 대응 경험을 계속 반영해 매뉴얼을 수정·보완하는 '살아있는 매뉴얼'(Living Manual) 방식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이번 매뉴얼은 감염병 위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면서도 국민의 일상과 취약계층을 함께 보호하기 위한 기준을 마련한 것"이라며 "다음 감염병 위기에는 과학적 근거와 형평성에 기반한 정교하고 실행 가능한 사회대응이 이루어지도록 평시부터 관계부처·지자체와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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